국민의힘 최형두 의원(경남 마산합포)은 23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를 끝으로 2026년도 국정감사 일정을 마무리했다. 최 의원은 과학기술과 AI 분야의 대도약을 위해서는 연구실과 공장, 그리고 국민의 일상이 숨 쉬는 현장에 해답이 있다고 강조하며, 국감 과정에서 도출된 과제들을 내년도 예산 심사와 후속 입법 과정을 통해 끝까지 책임지고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보안 체계 혁신과 미디어 법제 개편 촉구
최 의원은 국정감사 첫날인 6일, 부처 간 책임 떠넘기기와 예산 삭감 등 정부의 안일한 보안 대응 태세를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침해사고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금융권 사고 책임을 타 부처로 전가하는 점과, 핵심 방어 기술인 ‘제로트러스트’의 민간 확산을 위한 예산이 27%나 삭감된 점을 문제 삼았다. 이어 15일에는 대형 보안 사고에도 불구하고 인증 취소 조치가 미비한 정보보호·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ISMS-P)의 실효성을 지적하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신설된 조사 권한을 바탕으로 선제적인 현장 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23일에는 이미 두 곳의 은행에서 확인된 PHP 취약점 문제를 언급하며 카드사와 보험사, 증권사까지 점검 범위를 넓힐 것을 요구했고, 이에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으로부터 범부처 차원의 종합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여론 왜곡과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도 주요 쟁점이었다. 12일 최 의원은 KAIST의 분석을 인용해 선거철마다 급증하는 23,998개의 해외 연계 의심 댓글 계정 실태를 공개하며, 정부 차원의 객관적인 검증 체계 구축을 촉구했다. 또한 지난 3년간 방송 광고 매출이 34.8% 감소한 현실을 짚으며 시대 흐름에 맞는 통합미디어법 제정을 제안했다. KBS의 경우 9년 사이 광고 수입이 67% 급감한 기형적 재원 구조를 지적하는 한편, 개정 방송법으로 인해 국회 추천 이사가 전체 15명 중 6명에 불과해져 대의민주주의의 핵심인 국민 대표성이 훼손되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가 형사 송치된 직원을 기획조정실장에 임명한 뒤 불과 9일 만에 수사 의뢰를 철회한 비정상적인 인사 행정의 난맥상도 날카롭게 추궁했다.
SMR 인허가와 우주·AI 산업의 실질적 로드맵 요구
원자력 분야에서는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인허가 체계 공백이 도마 위에 올랐다. 13일 원자력안전위원회 감사에서 최 의원은 공장에서 모듈을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SMR 특성상 제작 단계부터의 안전성 승인이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특히 창원 등지에서 SMR 생산을 추진하려 해도 승인 기준이 부재한 점을 지적하며, 미국식 ‘제조허가제’ 도입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는 공장 생산 원자로를 사전에 승인하고 허가 범위 내에서 핵연료 장전과 시험까지 허용하는 제도다. 이에 원자력안전위원장은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답하며 규제 전문 인력 확충의 필요성에 공감을 표했다. 최 의원은 SMR 상용화를 위해 산업 생태계 구축이 병행되어야 한다며, ‘선진원자로산업기술연구조합’ 육성과 ‘연구개발특구’의 실질적 이행계획 수립을 당부했다.
우주항공청 감사에서도 기술 격차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최 의원은 스페이스X 스타십 랩터 엔진의 연료 펌프 토출 압력이 600bar에 달하는 반면, 누리호 엔진은 85~107bar 수준에 그쳐 약 6배의 격차가 난다는 점을 짚었다. 또한 항우연이 2031년까지 80톤급 차세대 발사체에 설정한 목표치(150~250bar 이상)조차 해외 상용 모델과 비슷하거나 미치지 못한다고 비판하며, 구체적인 R&D 로드맵과 터보펌프 부품 및 원자재의 국산화 현황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지역 제조 거점 육성과 AI 인프라의 내실화
지역 경제와 신산업의 결합을 위한 제안도 구체적이었다. 20일 KIST·KAIST 감사에서 최 의원은 KIST가 LG전자와 공동 개발해 기술이전한 휴머노이드 ‘카펙스’를 창원·경남의 제조 현장에서 실증할 것을 제안했다. 로봇이 실제 공정 데이터를 쌓아야 경쟁력이 생기는 만큼, 철도·조선·자동차 부품 산업이 밀집한 경남이 최적의 데이터 보고라는 논리다. 이는 전기차 전환기에 놓인 내연기관 협력사들에게 피지컬 AI 부품이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청사진이다. 또한 경남에 데이터안심구역이 신설된 점을 언급하며, 제조·피지컬 AI를 위한 데이터 바우처를 별도로 편성하고 경남 구역이 조선·방산 기업의 데이터 거점이 되도록 후속 조치를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최 의원은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성과 빅테크 기업의 책임을 강조했다. 공영방송 이사회의 지배구조 모순을 지적하며 제도적 개편과 지역방송 지원, 지역MBC 유튜브의 편향성 시정을 요구했다. 구글, 메타, X 등 글로벌 플랫폼이 허위 정보와 범죄 수익 창출에 악용되는 실태에 대해서도 미국·유럽 수준의 CIB(조직적 기만행위) 차단 시스템 도입을 확인했다. 특히 AI 인프라와 관련해 정부의 GPU 확보 계획이 실질적 수요와 괴리가 있음을 지적했다. 정부의 GPU 26만 장 계획 중 81%는 민간 계획이며, 실제 연구자가 쓸 수 있는 물량은 1만 3,100장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최 의원은 "화려한 구호와 현장의 괴리를 확인했다"며, 정부의 관성적 답변이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도록 예산 심사와 입법 과정에서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