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네이버 지분 4.54% 확보하며 3대 주주 진입

네이버가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10억 달러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다는 공시를 30일 발표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엔비디아는 다음 달 27일 신주 724만 1,564주를 취득하게 되며, 이를 통해 네이버 지분 4.54%를 보유한 3대 주주로 올라선다. 엔비디아는 국민연금공단과 블랙록의 뒤를 이어 주요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이번 증자 일정은 다음 달 3일 최종 발행 주식 수를 확정한 뒤, 6일 납입을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네이버가 코스피 이전 상장 이후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사례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해진 의장의 지분율 희석과 전략적 결단

이번 투자로 인해 네이버의 주요 주주 구성에는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올해 8월 기준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9.49%)과 블랙록(7.31%)에 이어, 기존 4.03%의 지분을 가졌던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의 지분율은 3.84%까지 하락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해진 의장이 지분율 감소를 감수하면서까지 엔비디아를 3대 주주로 맞이한 것에 대해, 단기적인 개인 지분보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우선시한 과감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와 엔비디아, 브룩필드가 공동 추진하는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 사업의 본격화를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사업 확장을 위한 이해진 의장의 일관된 철학

이해진 의장은 과거에도 기업의 성장과 사업 확장을 위해서라면 개인 지분율 유지에 연연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왔다. 1999년 창립 이후 주요 변곡점마다 그의 지분율은 하락 곡선을 그렸다. 2000년 한게임과의 합병으로 NHN이 출범할 당시 12.13%였던 지분은 2002년 코스닥 상장 시 7.82%로 줄었으며, 이듬해 새롬기술과의 분쟁 과정에서 약속을 이행하며 6%대로 떨어졌다. 2008년 코스피 이전 상장 때는 5.10%까지 낮아졌고, 2013년 네이버 분할 시점에는 4%대에 진입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도 지분율 감소에 대한 우려에 대해 "사업이 우선이며 지분은 중요한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명확히 밝힌 바 있다.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 공략을 위한 협력 기대

업계는 이번 엔비디아의 투자가 네이버의 글로벌 AI 인프라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거대 자본을 기반으로 고성능 반도체와 컴퓨팅 인프라를 선점하는 것이 글로벌 빅테크 경쟁의 핵심인 만큼, 엔비디아와의 결속은 네이버의 생존 전략과 직결된다. 이번 협력은 단순히 GPU 확보를 넘어, 각국 정부가 추진하는 '소버린 AI' 사업 참여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 네이버의 독자적인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데이터센터 운영 기술이 엔비디아의 반도체 생태계와 결합할 경우 글로벌 인프라 시장에서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