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의 금리 동결과 엇갈린 시장 반응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시장의 예상치를 충족한 가운데, 뉴욕증시는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2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97.53포인트(0.19%) 상승한 5만2475.10에 마감했으며, S&P500지수는 21.38포인트(0.28%) 오른 7743.98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72.04포인트(0.27%) 상승한 2만6549.85로 장을 마쳤다.

이날 FOMC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9월 0.25%포인트 인상 이후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단행된 금리 동결이다. 이번 결정은 찬성 10명, 반대 2명의 결과로 도출되었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미국 경제가 '강한 속도'로 확장 중이라고 평가하며 지난 9월의 '견조한 속도'보다 긍정적인 경제 지표를 제시했으나, 인플레이션 수치는 여전히 높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고용 시장의 긍정적 측면을 언급하면서도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다만 12월 추가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다음 회의 결과를 미리 단정하지 않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시장은 이미 동결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CME 페드워치의 동결 확률은 회의 전 93%에 달했으며, 로이터에 따르면 12월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전날 78.3%에서 이날 약 85%로 상승했다. 라이언 디트릭 카슨그룹 수석시장전략가는 연준이 예상 밖의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고 분석했고, 제프 슐츠 프랭클린템플턴 인스티튜트 수석투자전략가는 연말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루이스 알바라도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 전략가는 연준의 인내심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I 산업의 폭발적 성장과 반도체주의 강세

금리 결정만큼이나 시장의 눈길을 끈 것은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의 성적표였다. 오라클은 2030회계연도 매출 전망치를 2250억달러로 제시하고 자금조달 규모를 200억달러로 제한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덜어주었고, 이에 따라 주가가 약 11% 급등했다. 반도체 섹터 또한 강력한 흐름을 보였다. SK하이닉스는 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배 이상 뛰었다는 소식에 미국 ADR이 13.3% 폭등했으며, 마이크론과 ARM 역시 각각 5.9%, 4%가량 상승했다. 이에 따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8% 오르며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AI 인프라 기업인 버티브도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과 연간 전망 상향에 힘입어 16.5% 급등했다. 디트릭 전략가는 시장이 연준의 정책만큼이나 AI 지출의 지속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빌 노시 US뱅크자산운용 투자책임자는 AI 투자 사이클의 건전성을 인정하면서도,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는 기업 중 누가 실제 수익을 거둘지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갈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빅테크 실적 발표에 따른 시간외 주가 희비

장 마감 후 발표된 대형 기술주들의 실적은 AI 투자 성과에 대한 시장의 상반된 시각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27회계연도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922억7900만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 매출이 48% 급증하며 AI 성과를 입증했고, 이에 따라 MS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2~3%대 상승을 보였다. 반면 알파벳은 매출이 25% 증가한 1275억7700만달러를 기록했음에도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시간외 주가가 9% 이상 급락했다. 알파벳의 클라우드 매출이 103%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513억5500만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설비투자로 인한 현금흐름 악화가 투자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원자재 시장의 변동성과 향후 경제 지표

물가 상승 압력은 원자재 시장에서도 감지되었다. 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 정유시설 공격 소식에 공급 불안이 커지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6% 오른 배럴당 101.52달러를 기록했다. 미 국채금리는 만기별로 혼조세를 보였다. 1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각각 5.03%, 5.35%로 상승했으나, 2년물 금리는 4.71%로 3bp 하락했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29일 발표될 미국의 3분기 GDP 성장률과 9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로 향하고 있다. 만약 PCE 물가가 높게 측정될 경우 12월 추가 금리 인상론이 힘을 얻을 수 있다. 현재 S&P500 기업 중 84%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내놓고 있으며, 기업 이익 전망치도 상향되는 추세다. 결국 연준의 긴축 기조와 AI 투자의 실질적 수익성이 향후 증시의 향방을 결정할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