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부담 완화는 2029년이나 가능할 것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해 의회 주도권을 가져오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기조는 향후 2년 동안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애틀랜틱 카운슬 주최 세미나에서 조시 립스키 국제경제부문 석좌는 관세율 변화를 기대한다면 차기 정부가 들어서는 2029년까지는 기다려야 한다고 단언했다.

립스키 석좌는 민주당이 입법권을 통해 관세에 제동을 걸려 해도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확실시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민주당이 각종 지출을 위한 재원 확보를 위해 관세 수입을 포기하기 어려운 처지라는 점도 설명했다. 현재 의회에는 관세 부과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승인을 받도록 하거나, 캐나다와의 관세 전쟁에 쓰인 관세법 338조의 권한을 제한하는 방안들이 올라와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 의사가 완강한 상황이다.

재정적 측면에서의 압박도 크다. 립스키 석좌는 민주당이 오바마케어(ACA) 세액공제 복원이나 메디케이드 예산 삭감 철회 등 공약 사업을 추진할 경우 재정적자가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로 인해 채권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며, 결국 연간 1,000억 달러를 상회하는 관세 수입을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실효관세율이 한때 15% 가까이 올랐다 현재 8~9%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연말 부채한도 협상 시 일부 관세를 유지하는 선에서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중동 긴장 고조와 에너지 수급 차질 우려

미 컨설팅사 FGS글로벌의 캐서린 랜섬 공동대표는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더라도 주요 현안에서는 현상 유지가 지속되되, 세부적인 법안 차원에서만 일부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를 의식해 이란에 대한 군사적 행동을 잠시 멈추고 있으나, 선거 직후에는 결과와 상관없이 군사적 조치를 단행하며 중동의 긴장이 다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애틀랜틱 카운슬의 랜던 대렌츠 선임국장은 대통령의 결정이 국제 유가보다는 이란의 핵 개발 여부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 시장은 부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며, 유가 안정화에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물동량은 회복세이나, 정유시설 가동 중단과 해상 운송 병목 현상으로 인해 항공유와 경유 등 석유 제품의 수급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대렌츠 국장은 유럽과 아프리카행 항공유 교역량의 20%가 끊겨 있고, 경유 공급의 10%도 차질을 빚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중 전략적 디커플링과 대러 제재 유지

미국의 대중국 정책에 대해서는 여야 간의 근본적인 합의가 존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FGS글로벌의 세라 트리스터 정부관계 담당국장은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더라도 중국이 미국에 안보적·경제적 위협이 된다는 인식에는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은 전면적인 경제 분리보다는 반도체, 인공지능(AI), 첨단기술 등 핵심 분야에 집중하는 '전략적 디커플링'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트리스터 국장은 민주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정책이 국익에 부합했는지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권력을 잡으면 소환장과 증언 강제권 등을 동원해 지난 2년간의 대외 관계를 철저히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러시아 관련해서는 그레이엄 법안과 대러 제재에 대한 의회의 지지가 일관되게 유지되어, 트럼프 행정부의 관계 개선 시도가 견제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전문가들은 연말 '레임덕 회기' 동안 국방수권법(NDAA)과 부채한도 연장, 예산안 처리, 각종 인준안 등이 매우 긴박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트리스터 국장은 이란 전쟁 관련 예산 갈등으로 인해 연내 국방수권법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며, 이러한 예산 분쟁은 내년까지 주요 쟁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