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에 반도체 부문 수익성 폭발
인공지능(AI) 산업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찾아온 슈퍼사이클 영향으로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 판매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내년에도 AI 관련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고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며, 당분간 이러한 고공행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이번 분기에는 주당 4,601원씩, 총 30조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29일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95조 2,523억 원, 영업이익은 107조 4,405억 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27%, 영업이익은 783%나 급증한 수치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 기업 중 분기 영업이익이 100조 원을 넘어선 사례는 삼성전자가 최초다.
이러한 기록적인 실적은 대부분 메모리 중심의 반도체(DS) 부문에서 창출됐다. DS 부문의 3분기 매출은 147조 1,000억 원, 영업이익은 106조 5,000억 원을 기록하며 전체 영업이익의 99%를 차지했다. 해당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72%라는 경이로운 수준을 보였으며, 메모리 사업부 매출은 전년 대비 427% 폭증한 140조 7,000억 원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입증했다. 이는 AI 수요 증가와 더불어 메모리 가격 폭등, 공급 부족이 맞물리며 HBM 및 서버용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HBM 시장 점유율 확대와 파운드리 수주 증가
차세대 제품인 6세대 HBM4를 포함한 HBM 판매 확대 역시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이 됐다. 3분기 HBM4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 3배 이상 늘어났으며, 전체 매출 내 비중도 60%까지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3분기 HBM 시장 점유율이 D램 시장 점유율과 유사한 수준까지 근접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에 SK하이닉스가 50% 이상(2분기 기준)을 점유하던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4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확보하며 추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내년 상반기부터는 7세대 제품인 HBM4E의 양산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2027년 공급 물량이 목표 가격으로 이미 완판(Sold-out)된 상태이며, 고객사들의 공급 확대 요청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부사장은 현재 10곳의 대형 고객사와 다년 공급계약을 마쳤고, 추가로 10곳의 주요 고객사와 협의 중이라며 장기공급계약(LTA)을 통한 안정적 수익 구조 확보를 강조했다. 고객층도 하이퍼스케일러뿐만 아니라 모바일, 오토모티브, 네트워크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으며, 2030년까지 확보한 LTA 물량은 전체 생산 능력의 60~70% 수준이다.
위탁생산인 파운드리 부문도 선단 공정 수주가 늘어나며 반등의 기틀을 마련했다. 강석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올해 2나노 공정 수주 과제 수가 전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는 고성능컴퓨팅(HPC) 매출 비중이 50%를 넘을 전망이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팹은 현재 설비 반입과 크린룸 가동이 진행 중이며, 향후 추가적인 팹 건설 가능성도 열려 있다.
대규모 설비투자 및 주주환원 정책 발표
삼성전자는 메모리 생산 능력 확충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올해 총 84조 4,000억 원을 시설투자에 투입하며, 이 중 76조 8,000억 원은 반도체 부문에 집중된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테크 기업 중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 원 시대를 열었다며, 차세대 기술 개발과 글로벌 리더십 강화를 약속했다. 반면, 완제품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메모리 원가 부담 등으로 인해 8,0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모바일(MX) 사업부는 갤럭시Z 폴드8 등 신제품 효과로 적자 폭을 줄였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30조 원 규모의 현금 배당과 더불어 총 75조 원의 추가 주주환원 계획도 공개됐다. 이는 기존에 확정된 35조 원을 포함해 올해 총 110조 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특히 우선주를 대상으로 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검토 중이며, 보통주와 우선주 간의 가격 차이를 고려해 우선주 매입 비중을 조정할 방침이다. 내년 1월 이사회에서 잔여 재원에 대한 구체적인 환원 방식과 차기 정책을 확정할 예정이다. 다만 실적 발표와 주주환원 소식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하며 시장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