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셀 제조 3사의 올해 3분기 실적이 극명하게 엇갈린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의 호조에 힘입어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반면 SK온은 한 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다만 세 기업 모두 북미 현지 ESS 사업 확장에 전력을 다하고 있어, 다가오는 4분기에는 동반 성장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삼성SDI, 북미 ESS 호재로 흑자 행진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3분기 나란히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성장 동력을 입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7,560억 원의 영업이익을, 삼성SDI는 4,07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두 기업은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을 제외하고도 각각 3,391억 원과 2,853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보조금 없이도 본연의 사업 경쟁력이 탄탄함을 증명했다.
이러한 실적 개선의 핵심 요인은 ESS용 배터리 판매가 확대된 점이다. 북미 지역에 5개의 ESS 생산 거점을 확보한 LG에너지솔루션은 현지 생산 역량 강화와 제품 출하량 증가를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삼성SDI 역시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성장에 따른 ESS 및 배터리백업유닛(BBU) 수요 급증 덕분에 12분기 만에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SDI는 올해 미국 시장에서만 60GWh 이상의 ESS 수주를 따내며 입지를 굳히고 있다.
SK온의 적자 전환과 4분기 반등 전략
반면 SK온은 실적 부진으로 아쉬운 결과를 냈다. 지난 2분기 8,218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으나, 3분기에는 80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됐다.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지난 분기의 일회성 수익에 따른 기저효과가 겹치며 손익이 악화된 것이다. 다만 SK온은 전사적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화를 진행 중이며,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본연의 수익성은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4분기에는 3사 모두 북미 ESS를 중심으로 수익 구조를 강화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말까지 북미 ESS 생산 능력을 50GWh 이상으로 확대하여 수주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이 회사는 국내 배터리 업체 중 유일하게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팩토리 자격 프로그램인 'DSX 레디'에 이름을 올렸으며, 미국 기업들과 대규모 ESS 배터리 공급 계약도 체결한 상태다.
삼성SDI는 인디애나주 시너지셀즈 공장을 ESS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며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스타플러스에너지(SPE) 공장에서는 ESS용 LFP 셀 양산이 시작되어 이달 중순부터 제품 출하가 이뤄지며, 12월부터는 삼성배터리박스(SBB) 완제품 형태로도 고객사에 공급될 예정이다. 또한 미국 내 LFP 배터리 라인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전력용 ESS 및 무정전전원장치(UPS) 관련 장기 공급 계약 확대에도 나선다.
SK온 역시 현지 수주와 소재 공급망 구축을 통해 ESS 기반을 다지고 있다. 최근 미국 네오볼타와 약 9GWh 규모의 ESS용 LFP 파우치셀 공급 계약을 맺었으며, 엘앤에프 및 포스코퓨처엠과도 ESS용 LFP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공급망 확보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특히 4분기에는 미국 플랫아이언 프로젝트의 납품 실적이 반영될 예정이라 수익성 회복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ESS 사업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실적을 견인하는 주요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지 생산 시설 확충과 수주 확대가 본격화됨에 따라, 향후 ESS 사업이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기여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