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단둥 방문 뒤에 숨겨진 외교적 계산

조선중앙통신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중국의 6·25전쟁 참전 기념일을 앞둔 지난 24일, 랴오닝성 단둥 지역을 방문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북·중 간의 혈맹 관계를 다시금 확인하며 친선 관계를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은 29일, 김 위원장의 이번 전격적인 중국 방문이 북미 대화와 관련해 북한 측의 입장을 중국 지도부에 전달하기 위한 행보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오는 11월 중국에서 개최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시점을 전후해 북미 정상 간의 대화 국면이 열릴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분석 내용은 서울 서초구 국정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 중 윤건영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유영하 의원(국민의힘)의 브리핑을 통해 공개되었다.

북미 대화 타진을 위한 고도의 외교 전략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공식 개통한 신압록강대교를 이용해 당일치기 일정으로 단둥을 찾았다. 항미원조 기념일(10월 25일)을 하루 앞둔 시점이라 이번 방문이 북·중 경제 협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국정원은 북한 외교 라인이 총동원된 점과 중국 측 왕이 외교부장이 등장한 상황, 그리고 최선희 외무상이 왕이 부장과 수차례 대화를 나누는 모습 등이 포착된 점을 근거로 이번 방문의 성격을 다르게 해석했다.

윤건영 의원은 국정원의 분석을 인용하며, 김 위원장이 굳이 정상급 인사가 직접 움직이지 않아도 될 일정을 소화한 것은 항미원조 기념 외에 다른 숨은 목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영하 의원은 2차 브리핑에서 지난 6월 북·중 정상회담 당시 시진핑 국가주석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했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김 위원장이 이번 방문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역으로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국정원은 북한이 중국 측에 북미 대화 실시를 확약한 것은 아니며, 대화 가능성을 낙관적으로 평가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중재 역할과 북한의 후계 구도

국정원은 중국이 북한의 입장을 미국에 완곡하게 전달하는 역할은 수행할 수 있으나, 중국 스스로가 적극적인 중재자로 나서서 대화를 이끌 의지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미 간의 입장 차이와 대화 조건 문제로 접점을 찾지는 못했으나, 북한은 아펙 전후의 정세 변화를 통한 국면 전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태다.

한편, 이번 국감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딸 김주애의 위상에 대해서도 논의되었다. 윤 의원에 따르면, 김주애는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져가고 있으며, 이종석 국정원장은 김주애의 실명이 맞다고 확인했다. 또한 유 의원은 한미 정보 협력과 관련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발언 등으로 일부 정보 제한이 발생하고 있으나, 국정원 정찰 자산 등을 통해 이를 충분히 보충하고 있으며 정보 제한은 전혀 없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 국정원장은 정 장관의 북한 핵시설 관련 발언 출처에 대해 국정원이 해당 정보를 제공한 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마지막으로 이 국정원장은 북한의 대남 방송 재개 보도에 대해 주민의 잘못된 신고에 의한 것이며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