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성과 의구심과 검색 매출 부진이 맞물리며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상장 이래 최대 수준의 주가 하락을 기록했다. 29일(현지시간) 나스닥 시장에서 알파벳의 주가는 12.6% 급락한 283.82달러로 마감했으며, 장 마감 이후 진행된 시간외 거래에서도 0.9%의 추가 하락세를 보였다.

이러한 급락으로 인해 하루 만에 약 5,000억 달러(한화 약 669조 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번 사례는 지난해 1월 엔비디아가 기록했던 5,930억 달러 규모의 시총 감소에 이어 월가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일일 손실 규모로 기록되었다.

3분기 실적에서 나타난 검색 및 광고 매출의 부진이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구글의 검색 관련 매출은 전년 대비 12% 성장한 약 630억 달러를 기록했으나, 이는 시장의 예상치였던 650억 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였다. 특히 검색 유료 클릭의 증가율이 지난 2분기 13%에서 8%로 둔화하면서 AI 기술이 기존 핵심 사업 모델을 위협하고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었다.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검색어의 증가 속도가 5년 만에 가장 빠르다고 언급했으나, 필립 쉰들러 최고사업책임자(CBO)는 AI 모드를 통한 검색어가 수익화 측면에서 낮은 효율을 보이며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또한 잉여현금흐름(FCF)이 91억 달러(약 12조 2,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상장 이후 처음으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보인 점도 투자자들의 심리를 위축시켰다.

분기 보고서를 통해 드러난 잠재적 재무 위험도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나트 아슈케나지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구매 약정 및 미래 리스 등 1조 달러 이상의 의무 사항 외에도 특정 조건하에 이행해야 할 우발 약정이 약 985억 달러(약 132조 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우발 약정 규모가 직전 분기 대비 약 230억 달러가량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구글 클라우드의 수주잔고는 9월 말 기준 5,608억 달러(약 750조 원)로 3개월 전의 5,139억 달러보다 늘어났으나, 이 증가분의 3분의 1 이상인 168억 달러가 알파벳이 블랙스톤과 공동 설립한 합작사 크럭스AI와의 다년 계약에서 발생한 것이라 내실에 대한 의구심이 남았다. 알파벳은 크럭스AI의 소수 지분을 보유한 상태에서 최대 10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및 데이터센터 보증을 약속했으며, 보고서는 해당 기업을 특수관계자로 분류했다. 알파벳의 주가 폭락 여파로 나스닥 지수는 1.4% 하락했으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 역시 1.4% 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