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성장성 확인과 SK하이닉스의 압도적 실적
인공지능(AI) 산업의 수익 모델이 구체적인 수치로 입증되면서 코스피가 10거래일 만에 6000선을 다시 넘어섰다. 28일 국내 증시는 전 거래일 대비 374.1포인트(6.63%) 급등한 6012.44로 마감하며 강력한 반등에 성공했다. 이번 상승은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 추진 소식과 더불어 SK하이닉스가 발표한 사상 최대 규모의 분기 실적 및 100조원대 주주환원책이 맞물린 결과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의 실적 발표,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 그리고 중동 정세에 따른 국제유가 변동성을 지켜보며 추가 상승 여력을 가늠하고 있다.
이날 시장을 주도한 것은 반도체 대형주였다. 삼성전자는 9.01% 상승한 24만2000원을 기록했으며, SK하이닉스는 10.89% 오른 148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우가 11.10% 급등하고 SK스퀘어(11.23%)와 삼성전기(8.74%) 등 반도체 관련주들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날보다 27.45포인트(3.69%) 상승한 771.28로 장을 끝냈다.
앤트로픽의 실적 쇼크와 시장의 의구심 해소
지난 26일 5400선에서 저점을 형성한 코스피가 이틀 연속 급반등한 배경에는 AI 산업의 현금 창출 능력에 대한 불신이 사라진 점이 크다. AI 모델 '클로드'를 만드는 앤트로픽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신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배가 넘는 162억 8500만 달러(약 21조 6000억원)를 기록했다. 일회성 손실을 제외하면 반기 영업이익마저 흑자로 전환된 상태다.
이러한 흐름은 AI 기업들의 자금줄이 마를 것이라는 우려를 잠재웠다. 염승환 LS증권 이사는 앤트로픽이 상장 시점을 늦추지 않고 자신 있게 신고서를 제출한 것은 실적 성장과 풍부한 현금 자산을 증명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메타의 유상증자 시 발행 물량의 5배가 넘는 청약이 몰렸다는 소식도 투자자들의 심리를 회복시키는 촉매제가 되었다.
SK하이닉스의 어닝 서프라이즈와 수급 흐름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 104조 6155억원, 영업이익 83조 3338억원을 기록하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내놓았다. 회사는 이미 완료한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포함해 올해 총 100조원 수준의 주주환원을 약속했다. 특히 2029년까지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물량이 사실상 완판된 상태라는 점도 확인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발표를 통해 메모리 수요의 견고함과 실적 성장 전망이 재확인되었다고 평가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시장을 이끌었다. 기관은 금융투자를 중심으로 9630억원을 순매수했으며, 외국인 역시 8280억원을 사들이며 이번 달 최대 규모의 매수세를 보였다. 이들의 매수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된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1조 8030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7000선 회복을 위한 변수: 중동 정세와 유가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7000선까지 안착하기 위해서는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와 국제유가 안정 여부가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전쟁 종식 발언과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평화 관련 언급으로 긴장 완화 기대가 생겼으나, 후티 반군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교전은 여전히 잠재적 위험 요소다. 염승환 이사는 유가 불안이 지속될 경우 7000선 도달 전 추가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