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폭발과 견조한 소비가 이끈 경제 성장

미국 경제가 인공지능(AI) 분야의 막대한 투자와 탄탄한 소비세를 바탕으로 지난 3분기 3.4%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하지만 고물가 현상과 관세 정책의 영향으로 인해 미국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여전히 부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29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을 통해 실제 경제 지표와 대중의 심리적 경기 사이에서 유례없는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상무부의 통계에 따르면 이번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4% 중 소비지출이 2.52%p를 기여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물가 상승에 대한 불만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외식과 여행, 가구 및 자동차 구매 등에서 지출을 줄이지 않았다. 기업 투자 역시 성장률의 1.78%p를 책임지며 15년 만에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코로나19 봉쇄 기간이었던 2020년 3분기를 제외하면 기록적인 수치로, AI 붐이 강력한 동력원이 되었다. WSJ은 세제 개혁을 통한 투자비용의 즉시 비용 처리 허용과 규제 완화가 이러한 투자 확대를 뒷받침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2025년 1월 이후 연평균 2.25% 증가한 노동생산성은 과거 10년 평균치인 1.3%를 크게 상회하며 생산성 개선을 증명했다.

관세와 이민 단속이 가로막는 경제적 번영

성장세 이면에는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들도 존재한다. WSJ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의 성장세가 관세 정책의 결과라고 주장하나, 실제 제조업 공장 투자는 3분기에 4% 감소했으며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서는 36%나 급감했다. 특히 미국의 철강 가격은 지난 1년간 52%나 치솟으며 유럽보다 약 67%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이민자에 대한 엄격한 단속 역시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건설 현장에서는 노동력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으며, 이민 단속의 영향으로 쇠고기 가공공장의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식품 물가 상승 압박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존 번스 리서치 앤드 컨설팅의 조사 결과, 1년 전 13%에 불과했던 '이민 단속이 인력 수급에 영향을 미친다'는 건설업체의 응답 비율은 현재 약 3분의 2까지 치솟았다.

인플레이션 압박과 가계의 경제적 고통

결정적으로 인플레이션이 국민적 불만의 핵심이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3분기 연율 2.1%로 낮아졌으나, 과거 급등했던 물가의 누적 효과와 관세, 이란 전쟁 여파로 인한 유가 상승이 가계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WSJ은 규제 완화와 AI, 감세가 투자와 생산성의 호황을 이끌었음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과 관세, 대규모 이민자 추방 정책이 광범위한 경제적 번영을 방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