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와 공존하는 새로운 업무 패러다임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에이전트와 구성원이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조직 체계로의 전환을 선포했다. 단순히 AI를 보조 도구로 쓰는 단계를 넘어, 업무 프로세스 자체를 재설계하고 협업 구조를 혁신해 조직 전체의 생산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SKT는 '개인의 편의를 넘어 조직의 실용으로, 개인의 활용을 넘어 조직의 변화로' 나아가는 '인공지능 전환(AX) 혁신 2.0'을 본격 추진한다고 1일 발표했다.

지난 3월부터 SKT는 비개발 직군을 포함한 전 직원이 자신만의 AI 에이전트를 제작해 실무에 적용하는 '1인 1 AI 에이전트'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기반을 닦아왔다. AI 에이전트에게 사번과 소속, 직무 및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구성원들이 기획부터 개발, 디자인까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멀티롤(Multi-Role)' 방식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지난 7월 기준으로 4,000명 이상의 구성원이 에이전트를 제작했으며, 사내에서 정기적으로 쓰이는 에이전트 규모는 1,500개를 돌파했다. 한때 7,000개까지 늘어났던 에이전트는 효율성과 활용도를 중심으로 정비되어 현재는 월간 7,500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AX 확산을 위한 3대 실행 프로그램 가동

AI 활용이 보편화되면서 구성원들의 요구사항이 다변화되고, 개인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데이터 접근성이나 보안 관리 문제가 대두되었다. 이에 따라 조직 전반의 업무 방식을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으며, 사내 설문조사에서도 구성원 93.8%가 AX 추진의 필요성에 동의했다. SKT는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 AX 이네이블러 TF, AX 샌드박스, AX 카탈리스트라는 세 가지 핵심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먼저 'AX 이네이블러 TF'는 전사적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맡는다. 구성원의 AI 활용 능력을 높이기 위한 교육 체계를 개선하고, 사내 데이터의 접근 및 연결 시스템을 정비한다. 이미 시행 중인 AI 에이전트 사번제를 포함해 비용 정산과 평가 체계 같은 경영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서비스 접근성을 높일 통합 포털 구축도 병행한다. 'AX 샌드박스'는 기존의 업무 프로세스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실험실이다. 상반기 서비스 개발 조직을 대상으로 진행한 3개월간의 실험을 통해 멀티롤 방식의 효율성을 검증했으며, 하반기부터는 전사 조직으로 범위를 넓혀 일반 업무까지 AI 중심의 변화를 시험하고 있다.

혁신의 촉매제인 'AX 카탈리스트' 제도도 운영된다. 지난 9월, 현업에서 자발적으로 AI를 적극 활용해 온 10명의 구성원을 1기 카탈리스트로 선정했다. 이들은 본인의 AI 경험과 에이전트 활용 사례를 동료들에게 전파하며, 현장의 기술적·제도적 난제를 발굴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SKT는 이들에게 AI 모델 활용 비용과 데이터 연계 기술을 지원하며, 카탈리스트가 발견한 보안이나 시스템 문제는 이네이블러 TF와 연계해 전사적 차원에서 해결함으로써 선순환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이 제도는 내년 2기부터 참여 인원을 점진적으로 늘려갈 방침이다.

데이터 보안과 업무 맥락 이해를 위한 기술 고도화

조직 단위의 AI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한 기술적 기반도 강화하고 있다. 민감 정보 보호와 AI 활용을 동시에 잡기 위해 설계된 'Z.E.Z(Zero Exposure Zone)' 기술은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이는 원본 데이터를 AI에 직접 노출하지 않고 별도의 보호 영역에서 처리한 뒤, 판단에 필요한 결과값만 전달하는 방식이다. 또한, AI가 사내 데이터의 의미와 업무 맥락을 정확히 파악하도록 돕는 '데이터 데스크'를 구축했다. 기존의 시스템 중심 데이터 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의 설명과 업무적 맥락을 자동 생성함으로써 AI 에이전트가 정보를 찾는 능력을 높였다. 그 결과 AI의 답변 정답률이 기존 약 40%에서 80% 이상으로 크게 개선되었다.

업무 흐름을 시각화하고 체계화하는 '워크맵(Work Map)'도 도입되었다. AI가 기존 자료와 목표를 바탕으로 업무 초안을 만들면, 구성원이 대화를 통해 세부 기준을 보완하며 업무 지도를 완성하는 도구다. 이를 통해 표준업무절차(SOP)를 수립하고 AI 적용이 가능한 업무를 발굴한다. SKT는 AI 도입 초기 생산성이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J커브(J-Curve)' 구간을 빠르게 돌파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SKT 관계자는 구성원의 자발적인 AI 활용 문화와 전사적 지원 체계를 결합해 AX 혁신의 성과를 조직 전체로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