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하락 양방향 상품 모두 손실 기록하며 청산 수순

미국 증시에 상장되어 운영되던 SK하이닉스 연계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2종이 출시된 지 불과 석 달 만에 시장을 떠난다. 기초자산인 SK하이닉스 미국예탁증서(ADR)의 가치는 상승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과 하락에 각각 베팅했던 두 상품은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실패로 돌아갔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운용사인 트레이더 ETF(Tradr ETFs)는 '트레이더 2X 롱 SK하이닉스 데일리 ETF(SKHA)'와 '트레이더 2X 숏 SK하이닉스 데일리 ETF(SKHN)'를 오는 12월 12일경 청산할 계획이다. 해당 상품들은 SK하이닉스 ADR의 일일 수익률을 각각 2배의 정방향과 역방향으로 추종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들은 지난 7월 10일 SK하이닉스가 나스닥에 ADR을 상장한 이후인 7월 28일부터 본격적인 거래를 시작했다.

변동성 확대에 따른 레버리지 효과의 역설

상품 출시 이후 SK하이닉스 ADR은 약 5%가량 올랐으나, 정방향 2배 상품인 SKHA는 5%를 초과하는 하락세를 보였다. 하락에 투자한 SKHN 역시 42%나 폭락했다. 이는 일간 수익률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의 특성 때문이다. 주가가 등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이 커질 경우, 일별 수익률이 누적되는 과정에서 손실이 증폭되어 상승형과 하락형 상품 모두 수익률이 악화될 수 있다.

자산 규모의 급감도 눈에 띈다. 지난 23일 기준 두 상품의 순자산총액은 SKHA 48만 489달러, SKHN 77만 7,823달러로 집계되었다. 합산 규모는 약 126만 달러(약 16억 6,700만 원) 수준으로, 운용 규모가 가장 컸던 시점과 비교하면 60% 이상 줄어든 수치다. 운용사는 다음 달 5일까지 거래와 증권의 설정 및 환매를 허용하며, 이후 운용을 완전히 종료한 뒤 남은 자산은 투자자들에게 나누어 줄 예정이다.

AI 투자 심리 위축과 반도체 주가 변동성

블룸버그는 이번 청산의 주요 원인으로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 심리 저하를 지목했다.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막대한 자금 조달 비용 문제와 실제 수익성 실현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반도체 주가의 변동성이 심화되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국내 주가는 올해 고점 대비 56% 하락한 상태이며, 미국 ADR 역시 지난 23일 137.02달러로 마감하며 지난달 9일의 최고가인 198.63달러보다 약 31% 낮은 모습을 보였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상장 이후 프로셰어스, 레버리지셰어스, 디렉시온 등도 관련 레버리지 상품을 내놓은 바 있으나, 이번에 청산되는 것은 트레이더 ETF의 상품들이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오는 28일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실적 발표와 더불어 솔리다임 상장 철회 이후 전개될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의 방향성에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