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수익성 우려에 기술주 중심의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 실적 발표 이후 12% 넘게 폭락하며 기술주 전반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동결 이후 시장의 초점은 AI 투자 비용 대비 실제 수익성으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이로 인해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대형주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지시간 29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32.54포인트(0.25%) 떨어진 5만2342.56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23.59포인트(0.30%) 하락한 7720.39를 기록하며 4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나스닥종합지수는 365.13포인트(1.38%) 급락한 2만6184.72로 장을 마쳤다. 알파벳은 상장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하며 시가총액이 약 5000억 달러(약 669조 원)나 사라졌다. 이는 지난해 1월 엔비디아가 기록한 일일 시총 감소액(5930억 달러)에 이어 미국 증시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알파벳의 부진은 구글 검색 매출이 시장 예상치인 650억 달러를 밑도는 630억 달러에 그친 데서 비롯됐다. 유료 클릭 증가율도 2분기 13%에서 8%로 둔화하며 수익성 의구심을 키웠다. 또한 분기 보고서를 통해 드러난 985억 달러(약 132조 원) 규모의 우발 약정 부담은 전 분기보다 230억 달러 증가한 수치로 확인됐다. 클라우드 수주잔고는 5608억 달러로 늘었으나, 이 중 상당 부분이 합작사인 크럭스AI와의 계약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현금흐름 악화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인텔 역시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거래에서 20% 이상 폭락하며 73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데이터센터와 AI 부문 매출이 78% 급증하며 73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성과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4분기 매출 전망치가 150억~160억 달러로 제시되며 시장 예상치(171억 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이스라엘 공장 폭발 사고로 인한 6억 달러 규모의 매출 손실 예상과 PC 시장의 둔화 전망도 악재로 작용했다. 아마존 또한 AI 인프라 투자로 인해 잉여현금흐름(FCF) 적자가 424억 달러로 직전 분기(76억 달러) 대비 6배나 늘어나며 시간외거래에서 4% 이상 급락했다.

거시 경제 지표는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의 3분기 GDP 성장률 속보치는 연율 3.4%로 예상치를 상회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입증했으나, 9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대비 3.6% 상승하며 물가 압력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근원 PCE 역시 전년 대비 3.1% 올라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상회했다. 이러한 상황은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 한편, 미국과 이란의 협상 재개 기대감에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14.88달러, WTI는 102.00달러를 기록했으나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은 여전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