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함 반출에 ‘야반도주’ 규정한 장동혁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당내 강경파 의원들이 29일 올림픽공원 집회를 이어가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들은 전날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이 투표지 검증을 끝낸 뒤 투표함을 반출한 것을 두고 “야반도주”라고 강력히 비판하며, 이를 집회 지속의 핵심 명분으로 내세웠다. 반면 당내 비당권파에서는 장 대표가 정치적 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음모론을 지속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비판이 제기됐다.
장 대표는 지난 28일 오전부터 이날 새벽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진행된 특검의 검증 과정을 직접 참관했다. 선관위는 이날 새벽, 특검이 추가 분석을 위해 선별한 13개의 투표지 상자를 제외한 나머지 420여 개의 투표함 상자를 수도권의 한 보안 창고로 이동시켰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기자들에게 “검증 과정에서 부정선거의 증거가 무수히 쏟아져 나왔다”고 주장하며, 선관위와 특검이 마치 경찰과 공모한 것처럼 투표함을 몰래 가져가 국민의 소중한 표를 증명할 증거를 없앴다고 성토했다. 또한 장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선관위를 이번 사건의 피의자로 규정하며, 피의자의 손에 증거물을 맡기는 수사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강경파 의원들의 가세와 당내 분열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가 향후 대응 계획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일정을 조정했으며 현재 모처에서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동시에 당내 강경파 의원들의 공세도 거세졌다. 주진우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참정권을 도둑질한 이들이 증거물을 가져갔다고 비판했으며, 김태규 의원은 지난 6월 3일 밤 작성된 가락본동 비례대표 구의원 선거 계수 결과지에서 민주당 득표수가 100표 더 많게 표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김민전 의원 역시 투표지 보관상자의 봉인 테이프가 부실한 점을 지적하며, 그동안의 관리 체계에 의문을 제기했다.
당 내부에서는 장 대표가 선관위와 특검을 향한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당 관계자는 장 대표가 이번 올림픽공원 집회에 자신의 정치적 명운을 걸었으며, 별도의 출구 전략 없이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비당권파 의원은 장 대표의 행보를 ‘휴거’에 비유하며,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상황에 맞춰 해석하는 음모론적 태도라고 꼬집었다. 그는 장 대표가 올림픽공원 집회 외에는 정치적 기반이 없기에 어떤 방식으로든 의혹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비당권파 의원은 장 대표가 부정선거와 재선거를 주장함에 따라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연대가 어려워지고 이진숙 의원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으며, 지지 기반을 고려할 때 결국 더 우경화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