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물가상승률 2%라는 목표치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유가 상승세로 인해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는 높아지고 있으나, 장기적인 기대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안정적인 궤도에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물가 안정이 완전히 확보되지 않았다는 판단하에, 향후 발표될 경제 지표들을 면밀히 검토한 뒤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PCE 기준 2% 목표는 타협 불가"

워시 의장은 2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목표에 대해 명확한 선을 그었다. 그는 완화된 기준을 적용할 계획은 없으며,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기준으로 한 2% 물가 안정 목표를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6년 동안 인플레이션이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인 영향을 미쳐왔으며, 특히 주유소 등에서 체감하는 가격 상승이 실재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단기적인 기대인플레이션 수치는 다소 상승했으나, 가계와 기업 및 금융시장이 중앙은행의 물가 안정 능력을 신뢰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장기 지표의 안정성을 설명했다.

금리 동결 배경과 내부 이견

고물가 상황임에도 금리를 인상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데이터 확보가 우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워시 의장은 현재의 금리 수준이 적절한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아직 확정적인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만약 위원들 사이에 명확한 합의가 도출되었다면 금일 발표가 달랐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연 3.75~4.00% 범위 내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FOMC 위원 12명 중 리사 쿡 이사와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 의견을 냈다.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의 관계

워시 의장은 유가 상승으로 인한 물가 압력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는 데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정 부문의 가격 변동이 경제 전체의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흔들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핵심 목표라는 것이다. 한편, 미국의 강력한 경제 성장세가 반드시 추가적인 물가 상승을 초래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가 강한 상태이지만 대부분의 위원들은 경기가 과열되었다고 판단하지 않으며, 오히려 생산성 향상이 경제의 잠재 성장력을 높였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성장이 물가 안정을 저해하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고용 시장의 약화나 경제 위축은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AI 투자 및 향후 정책 방향

최근 화두인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관련해서는 금리 정책의 영향권 밖에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워시 의장은 금리가 경제의 거의 모든 요소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AI 투자 역시 경제 흐름과 분리될 수 없다고 보았다. 최근 금융 여건이 다소 긴축 국면에 접어들면서 투자자들의 의사결정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가이드를 제시하지 않았다. 그는 위기 상황이 아닌 이상 사전 정책 지침(포워드 가이던스)이 유용하다고 보지 않으며, 6주 뒤의 상황을 미리 예단할 수는 없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