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조장하는 판결” 시민사회 강력 비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전달한 혐의로 기소된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울산 남구을)이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울산 지역 사회단체들이 이를 두고 “뇌물을 권장하는 판결”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김기현특검범시민추진단은 2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김 의원에 대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무죄 판결이 부패와 뇌물 수수를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추진단 측은 이번 판결이 정착될 경우, 고가의 물품을 배우자나 지인을 통해 전달한 뒤 본인은 몰랐다고 주장하기만 하면 정치권에서 아무런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악순환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황 증거 외면한 재판부에 항소심 촉구
시민단체들은 재판부가 사건의 핵심적인 정황들을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추진단은 최고 권력자와의 접견이 배우자 단독으로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점과, 가방이 담긴 봉투에 부인의 이름 대신 ‘국민의힘 당대표 김기현’이라는 명칭이 명시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인이 독자적으로 물품을 전달했을 가능성을 인정해 무죄를 선고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항소심을 통해 정의로운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활동을 펼칠 계획임을 밝혔다.
민주당 “정치인 로비 면죄부 선례 남을 것” 사퇴 압박
더불어민주당 울산남구을 지역위원회 역시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어 김 의원의 사죄와 의원직 사퇴를 강하게 요구했다. 민주당 측은 이번 판결의 논리가 그대로 적용된다면 정치인들이 가족이나 지인을 내세워 로비를 수행해도 처벌을 피할 수 있는 부적절한 선례가 남게 된다고 비판했다. 또한, 책임을 가족에게 전가하며 자리를 보전하는 행태를 자녀들에게 교육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역위원회는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정치인은 배우자 뒤에 숨은 국회의원이 아니라 주민을 위해 일하는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기현 의원이 주민들 앞에 엎드려 진심으로 사과하고, 즉각 국회의원직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