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매출 기록과 80%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분기 매출 100조원 시대를 열며 기록적인 실적을 달성했다. 28일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인공지능(AI)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 확산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서버용 D램의 수요 폭증, 그리고 메모리 가격의 동반 상승이 맞물리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80% 수준에 도달하며 메모리 반도체 호황의 강력한 위력을 증명했다.
다만 영업이익의 가파른 상승세와 달리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크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환율 하락에 따른 외환 관련 손실과 투자자산 평가손실이 반영되면서 나타난 결과로, 시장의 당초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2029년까지 물량 확보 완료된 메모리 시장
시장 관계자들이 더욱 주목한 지점은 향후 수급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D램과 HBM 물량이 2029년까지 도달하는 향후 3년 동안 사실상 완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AI 및 반도체 수요가 향후 상당 기간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시장에 입증한 결과로 풀이된다. 아울러 약 60조원 규모의 추가 주주환원 계획까지 발표되면서 증시는 뜨겁게 반응했다. 이날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14만6000원(10.89%) 급등한 148만7000원으로 마감했다.
가격 상승과 AI 수요가 견인한 실적 개선
구체적인 수치를 살펴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04조61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인 79조3187억원보다 31.9% 늘어난 수치이며, 지난해 같은 시기 기록했던 24조4489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327.9%나 급증한 규모다. 분기 매출이 100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 역시 83조3338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37.6% 증가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632.1%라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영업이익률은 80%를 기록하며 전분기보다 4%포인트 상승해 분기 기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러한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은 메모리 가격의 상승에서 비롯됐다.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D램의 평균판매가격(ASP)은 전분기 대비 20% 후반대의 상승폭을 기록했고, 출하량 또한 약 10% 늘어났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ASP가 20% 중반 상승했으나 출하량은 소폭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제품별로 가격 상승과 출하량 흐름에 차이는 있었지만,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가격 상승이 전체 실적을 견인한 셈이다.
특히 AI 서버용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성장의 버팀목이 됐다. AI 모델의 복잡도가 높아지고 서비스 이용량이 늘어남에 따라 대규모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할 메모리 수요가 함께 증가하고 있다.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지속되면서 HBM뿐만 아니라 서버용 D램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로 수요가 확산되는 구조적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AI 서비스의 상용화와 투자 주체의 확대가 AI 인프라 투자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회사는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의 2027년 설비투자 규모가 전년 대비 60% 이상 늘어나고, 전력 확보량 또한 1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40%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 측면에서는 선단 공정의 기술적 난이도와 신규 팹 건설에 소요되는 시간이 메모리 생산능력 확대를 제약하는 요소로 지목됐다. 회사는 이러한 수급 환경을 고려할 때 2030년까지 메모리 시장 내 수요 우위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낸드의 경우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과 공급 부족으로 출하량 감소가 예상되지만, AI 인프라 수요가 이를 상쇄하며 전체 시장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순이익 39조원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 하회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음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은 39조7759억원에 머물렀다. 이는 전분기 기록했던 93조9226억원보다 57.7% 감소한 수치다. 전년 동기인 12조5975억원과 비교하면 215.7% 증가한 것이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는 감소 폭이 크게 나타났다. 이번 순이익이 영업이익의 흐름과 엇갈린 이유는 영업외손익의 영향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