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AI 인프라 투자 성적표
인공지능(AI) 분야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 중인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결과가 극명하게 나뉘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모두 서버 및 연산 능력을 대여하는 클라우드 부문에서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으나, 재무 건전성 측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 MS는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도 약 25조 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한 반면, 구글은 벌어들인 수익보다 약 12조 원을 더 지출하며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각 기업이 창출하는 이익이 천문학적인 인프라 투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3분기(7~9월) 실적을 공개한 MS와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상반된 움직임을 보였다. 정규 시장에서 531.01달러로 마감했던 MS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3% 이상 상승하며 550달러 선에 육박, 역대 최고치인 555.45달러에 근접했다. 반면 324.89달러로 정규장을 마친 알파벳은 시간외거래에서 10% 가까이 급락하며 292.50달러까지 추락했다.
잉여현금흐름이 가른 주가 향방
이러한 주가 격차의 핵심 원인은 '잉여현금흐름'에서 나타난다. 이는 본업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에서 데이터센터 구축 등 설비 투자액을 제외한 수치로, 기업의 투자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MS의 3분기 잉여현금흐름은 186억 달러(약 25조 원)로 집계되어, 시장 전망치였던 85억 4,000만 달러(약 11조 4,163억 원)를 두 배 이상 상회했다.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 매출은 기업들의 컴퓨팅 자원 수요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48% 급증한 331억 7,000만 달러(약 44조 3,417억 원)를 기록했으며, 전체 매출 역시 19% 늘어난 923억 달러(약 123조 3,866억 원)에 달했다.
구글의 자금 압박과 투자 우려
반면 알파벳은 3분기 영업 현금 흐름인 422억 9,000만 달러(약 56조 5,333억 원)를 초과하는 513억 5,500만 달러(약 68조 6,514억 원)를 데이터센터 설비 등에 투입했다. 이로 인해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 90억 7,000만 달러(약 12조 원)로 나타났으며, 이는 전 분기 마이너스 폭인 59억 달러(약 7조 8,871억 원)보다 확대된 수치이자 2개 분기 연속 적자다. 투자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며 주가가 급락한 것이다. 구글의 클라우드 매출이 전년 대비 103% 증가한 307억 900만 달러(약 41조 518억 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핵심 수익원인 광고 매출이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며 우려를 씻어내지 못했다.
자금 조달을 위해 알파벳은 3분기 중 287억 달러의 회사채와 124억 달러의 신주를 발행했다. 아나트 아슈케나지 알파벳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차기 연년에도 설비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예고함에 따라 재무적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인베스팅닷컴의 제시 코언 수석 분석가는 AI 수요가 공급을 여전히 앞서고 있으며, 투자의 결실이 매출과 이익에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