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견인한 사상 최대 실적

SK하이닉스의 뒤를 이어 삼성전자가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에 달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이번 3분기 매출은 195조 원을 달성했으며, 영업이익은 107조 4천억 원에 육박하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었다. 특히 글로벌 기술 기업 중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 원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러한 성장의 핵심 동력은 반도체 부문이었다. 해당 부문에서만 106조 5천억 원의 이익을 창출했는데, 이는 일반 메모리 단가의 급격한 상승과 더불어 인공지능(AI)용 고성능 메모리인 HBM4의 판매 호조가 맞물린 결과다.

파운드리 고전과 완제품 사업의 위기

하지만 화려한 실적 이면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재해 있다. 반도체 내에서도 위탁 생산을 담당하는 파운드리 분야는 약 1조 5천억 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첨단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의 수율 확보 문제와 일감 부족에 따른 공장 가동률 저하가 원인으로 꼽힌다. 이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차세대 AI 칩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기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또한 메모리 가격 상승은 스마트폰 사업부에 오히려 독이 되었다. 부품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스마트폰과 가전, TV를 포함한 완제품 부문은 52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8천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격차 벌어지는 사업부별 수익성

분기별 흐름을 살펴보면 사업부 간 수익성 격차는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반도체 이익은 지난 1분기 53조 원 수준에서 이번 3분기 106조 원으로 두 배 가까이 폭증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완제품 사업은 1분기 3조 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이후 두 분기 연속 적자 늪에 빠지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재용 회장은 취임 4주년을 맞이한 지난 27일, 로봇 개발 현장을 방문해 미래 먹거리 사업을 직접 점검했다.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를 잇는 차세대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완제품 사업의 수익성을 정상화하는 것은 삼성전자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대한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