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의 동결 결정과 남겨진 인상 가능성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으나, 한국과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다. 양국 모두 경제 지표가 예상을 상회하며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물가 안정에 대한 확신을 갖기 어렵다는 점이 배경이다. 여기에 중동 지역의 갈등 심화로 인한 유가 상승세까지 더해지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11월에, 연준이 12월에 각각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연준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연 3.75~4.00% 범위로 동결했다. 이는 지난 9월 3년 2개월 만의 금리 인상 이후 다시금 속도 조절에 나선 모습이다. 회의 결과, 위원 10명은 금리 동결에 동의했으나 2명의 위원은 0.25%포인트의 인상을 요구했다. 이번 금리 결정은 11월로 예정된 미국의 중간선거를 불과 6일 앞두고 발표되었다.
금리 동결은 이미 시장에서 예측된 결과였으나, 실제 분위기는 예상보다 더 '비둘기파적'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즉, 추가 인상을 서두르겠다는 강력한 신호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러한 영향으로 지난밤 미국 단기 금리는 상당한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물가와 경기 지표가 결정할 향후 향방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금리 인상 경로 자체를 포기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강력한 경기 흐름이 물가 상승 압력을 지속적으로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준은 이번 정책결정문을 통해 미국 경제활동에 대한 평가를 기존 '견조하다'에서 '강하다'로 격상했으며, 물가 역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황을 고려할 때 한국은행은 11월에, 미국 연준은 12월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한 내년 1분기 중에도 양국이 한 차례씩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한국 역시 미국의 동결 기조와는 별개로 국내의 성장세와 물가 흐름을 면밀히 검토해야 하는 처지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0월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도달했다는 확신이 생길 때까지 대응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보다는 물가 안정을 우선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변동성 확대
중동 지역의 갈등이 재차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 곡선을 그리는 점도 변수다. 유가 상승이 국내의 상품 및 서비스 물가로 전이될 경우, 물가 안정화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 회의는 오는 11월 26일로 예정되어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회의에서 예상 밖이었던 점은 연준의 발언이 생각보다 매파적이지 않았다는 사실 정도라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발표될 경제 지표들과 지정학적 위험 요소들이 핵심적인 만큼, 이번 동결 결과만으로 기존의 금리 인상 전망을 크게 수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미 연준의 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미국의 추가 인상 여지는 여전히 열려 있다. 경기 둔화 우려보다는 물가와 유가라는 변수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으며, 시장의 시선은 한국의 11월과 미국의 12월 인상 가능성에 쏠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