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영 위원장 단식 중단과 남은 과제
LS전선의 노조 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이어오던 김준영 금속노련 위원장이 농성을 중단했다. 김 위원장과 사측은 노사 단체협약 내에 포함되었던 '일방중재' 조항을 삭제하기로 극적으로 합의했다. 하지만 부당노동행위와 관련된 법적 공방과 노사 간의 근본적인 갈등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진행 중이다.
양측은 지난달 30일 오후,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중재를 통해 쟁점 사안에 대한 합의를 도출했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노사 중 어느 한쪽이 노동위원회에 중재를 신청할 수 있도록 명시했던 기존 단협 조항을 없애는 것이다. 아울러 매년 실시하던 단체협약 갱신 협상 주기를 2년 단위로 변경하는 데에도 뜻을 모았다.
'일방중재' 조항이 노조권에 미친 영향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62조에 따르면, 노사 양측 혹은 어느 한쪽이 중재를 요청할 경우 노동위원회는 중재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 다만 한쪽 당사자만 신청하려면 단체협약에 별도의 근거가 있어야 한다. 노동위 중재가 개시되면 해당 노조는 15일 동안 쟁의행위를 할 수 없으며, 작성된 중재서는 단체협약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갖게 된다.
이러한 제도적 특성 때문에 사용자가 중재를 신청하면 노조가 파업 등 정당한 쟁의권을 행사하려 해도 이를 봉쇄할 수 있어, 그동안 노조의 쟁의권을 무력화하는 장치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LS전선노조 측은 단협 내 일방중재 조항 탓에 '파업이 불가능한 노조'라는 인식이 확산되어 임단협 교섭에서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노조는 지속적으로 조항 삭제를 요구했으나 사측은 그간 완강히 거부해 왔다.
좁혀지지 않는 임금 격차와 법적 분쟁
일방중재 조항은 삭제되었지만, 임금 및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간의 시각차는 여전히 크다. 지난달 28일 진행된 마지막 교섭에서 양측은 합의에 실패했다. 노조는 기본급 6.5% 인상과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기본급 4% 인상과 850만 원 규모의 성과급을 제시하며 대립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각종 민·형사 소송과 부당노동행위 논란도 심화하고 있다. 노조는 회사 대표이사가 수석부위원장에게 행한 회유 행위, 근로시간면제자 급여의 일방적 삭감, 복장 규정 위반을 근거로 한 징계 등에 대해 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낸 상태다. 현재 이 사안들은 중앙노동위원회 재심이나 행정소송 단계에 머물러 있다.
사측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라는 결론이 났음에도 노조가 피켓 시위를 통해 이를 주장했다는 이유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처럼 노조 간부와 조합원들을 겨냥한 10여 건의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고용노동부가 LS전선의 부당노동행위 정황을 이미 파악하고 수사 중임이 밝혀졌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특별근로감독을 검토 중이며, 국회 차원의 청문회 논의도 나오고 있다. 김준영 위원장은 향후 추가적인 징계나 소송이 발생할 경우 연맹 차원의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