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
LG전자가 가전 분야를 넘어 기업용 시장으로 사업 영토를 확장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데이터센터 냉각설비 분야에서 대규모 공급 계약을 연이어 따내며 신성장 동력을 확보했습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수십 년간 제조업에서 축적해온 핵심 부품 기술과 제조 노하우가 이번 성과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분석합니다. 사업 구조 개선을 통해 확보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은 신사업에 과감히 투자할 수 있는 재원이 되었으며, 이는 데이터센터와 로봇 시장 진출의 강력한 발판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LG전자의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누적 수주액은 3조 원을 넘어선 상태입니다. 올해 상반기 6,000억 원 규모였던 수주액이 단 한 분기 만에 조 단위로 급증한 것입니다. 이러한 성장세에는 지난달 체결한 북미 인프라 기업 '에어 컨트롤 콘셉트(Air Control Concepts)'와의 장기 공급 계약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데이터센터의 설계부터 구축, 조달 및 사후 서비스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는 에어 컨트롤 콘셉트와 협력하여, LG전자는 총 5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에 고효율 칠러를 포함한 냉각 장비를 순차적으로 공급할 예정입니다. 이번 계약은 상당수가 장기 계약으로 체결되어 향후 수년간 지속적인 매출 발생이 기대됩니다.
15년 공조 기술로 완성한 '칩 투 칠러' 전략
LG전자의 칠러 사업은 2011년 엠트론의 공조사업부를 인수하며 본격화되었습니다. 당시 가정용 및 상업용 에어컨 위주였던 사업 영역은 대형 건물과 산업시설로 확장되었으며, 원전과 배터리 공장 등으로 공급처를 넓혀왔습니다. 최근 AI 투자 확대로 인한 데이터센터 수요 폭증은 LG전자가 15년간 쌓아온 냉난방공조(HVAC) 역량을 폭발적으로 활용할 기회가 되었습니다. 칠러는 고성능 반도체 밀집 가동 시 발생하는 막대한 열을 식히기 위해 차가운 물을 생성하는 핵심 장비로, 열 관리에 실패할 경우 반도체 성능 저하와 운영 차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LG전자는 단순 장비 판매를 넘어 설계와 유지보수까지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반도체와 직접 맞닿는 냉각 장비까지 공급 범위를 넓히는 '칩 투 칠러(Chip-to-Chiller)' 전략을 추진 중입니다. 칩에 부착된 콜드플레이트가 열을 냉각수로 전달하면, 냉각수 분배장치(CDU)가 온도와 흐름을 정밀하게 관리하는 방식입니다. 특히 엔비디아와의 협력은 강력한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LG전자는 국내 기업 최초로 600킬로와트(kW)급 엔비디아 규격 승인을 획득했으며, 2.6메가와트(MW)급 제품 역시 차세대 '엔비디아 레디(NVIDIA Ready)' 승인을 받았습니다. 지난 9월에는 전력 및 냉각 분야의 공식 파트너로 등록되며 생태계 내 입지를 굳혔습니다.
로봇 액추에이터와 데이터 확보를 위한 도전
가전 모터 기술은 로봇 시장 진출의 핵심 동력입니다. LG전자는 올해 초 로봇의 관절과 근육 역할을 하는 액추에이터 브랜드 '악시움(Axium)'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습니다. 60년간 축적된 모터 설계 및 제어 기술을 바탕으로, 좁은 공간에서도 높은 힘을 내면서 발열과 무게를 최소화한 9종의 제품군을 구축했습니다. 현재 창원 시험생산라인을 통해 양산 준비와 품질 검증을 진행하며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로봇의 지능화를 위한 학습 데이터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서울 우면동에 구축한 로봇 학습 시설 '데이터팩토리'를 통해 실제 제조 환경을 재현하고, 홈로봇 '클로이드(CLOID)'를 투입해 반복적인 작업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모인 데이터는 엔비디아의 로봇 기술을 통해 합성 및 증강되어 학습에 활용됩니다. LG전자는 연말까지 실제 수집 데이터와 가상 생성 데이터를 합쳐 총 50만 시간 분량의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는 지난 8월 설정했던 목표치보다 5배나 상향된 수치입니다.
수익성 개선을 통한 신사업 투자 선순환
신사업 확장을 위한 막대한 투자 재원은 기존 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통해 마련되고 있습니다. LG전자 사업본부는 올 3분기 1,46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 역시 수주 물량의 매출 전환과 원가 구조 개선 덕분에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7.2% 증가한 1,903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또한 연결 자회사인 LG전자 판매 법인의 3분기 영업이익은 703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1% 급증하며, 전사적인 수익 구조가 신사업 투자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견고한 상태임을 증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