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수익성 논란에 나스닥 1.38% 하락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알파벳의 실적 충격으로 인해 하락세를 나타냈다. 인공지능(AI) 분야에 투입되는 막대한 자본이 실질적인 수익으로 직결될지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가장 큰 폭으로 밀렸다. 다만 헬스케어, 금융, 중소형주 등에서는 상승세가 나타나며, AI 관련주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다른 투자처로 이동하는 순환매 양상을 보였다.
장 마감 이후에는 아마존의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고, 인텔이 부진한 4분기 전망치를 제시하면서 시간외거래에서 두 기업 모두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이제 AI 사업의 확장성뿐만 아니라, 막대한 투자비를 감당할 수 있는 현금 창출 능력과 기업 전체의 향후 실적 전망을 더욱 엄격하게 검토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알파벳 시총 5000억 달러 증발…기술주 동반 약세
이날 나스닥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38% 하락한 2만6184.72로 장을 마쳤다. S&P500지수 역시 0.30% 내린 7720.39를 기록하며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멈췄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0.25% 하락한 5만2342.56로 마감했다. 특히 알파벳은 12.6%나 폭락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로 인해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약 5000억 달러(약 670조 원)가 증발했다. 이는 3분기 매출과 조정 주당순이익이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한 데다, 잉여현금흐름이 90억 7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영향이다.
알파벳의 핵심인 검색 사업에서는 AI가 역설적인 상황을 만들어냈다. 기존 검색 방식보다 수익성이 낮은 AI 검색의 이용량이 늘어나면서 검색 광고 매출의 성장을 저해했기 때문이다. 존스트레이딩의 마이클 오루크 수석 시장전략가는 보고서를 통해 광고 실적의 부진이 투자자들이 우려하던 핵심 위험을 드러냈다고 지적하며, AI 경쟁을 위한 투자가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매도세는 다른 기술주로도 확산되어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4% 하락하며 4거래일 연속 상승을 마감했다. 서비스나우는 27% 급락하며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포티넷도 약 20% 하락했다. 코어위브와 네비우스 같은 AI 클라우드 업체들도 각각 5% 넘게 밀렸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클라우드 성장에 힘입어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냈음에도 주가는 0.2% 하락했으나, 25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는 강력한 수요가 나타나 AI 기업 간의 자금 조달 여건 차이를 보여주었다.
기술주 이외 업종으로의 순환매…경제지표는 혼조세
지수 하락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상당수 종목은 상승했다. S&P500의 11개 업종 중 8개가 오름세를 보였으며, 약 400개의 구성 종목이 상승했다.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동일한 비중을 적용하는 S&P500 동일가중지수는 1.2% 상승했고,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도 1.0% 올랐다. 이는 대형 기술주의 급락이 지수를 끌어내렸을 뿐, 시장 전반의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았음을 의미한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전략가는 AI 관련주의 균열이 시장 전체의 위기로는 이어지지 않는다고 언급했으며, 모건스탠리 산하 이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도 AI 불확실성 속에서도 시장의 광범위한 피해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B.라일리웰스매니지먼트의 아트 호건 수석 시장전략가는 투자자들이 더욱 선별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종목별로는 캐터필러가 9.3% 하락한 반면, 매출 전망을 높인 일라이릴리(+7.1%)와 머크(+3.8%)는 상승하며 뚜렷한 차별화를 보였다.
경제지표는 견조한 성장과 물가 우려를 동시에 시사했다. 미국의 3분기 실질 GDP는 전분기 대비 연율 3.4% 증가하며 예상치인 3.2%를 상회했고, 민간 최종수요도 연율 4.9% 늘어났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또한 19만 4000건으로 예상보다 낮았다. 그러나 9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전년 대비 3.1% 상승하며 연준의 목표치인 2%와 격차를 보였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동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긴축 여부에 대한 논쟁은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3분기 근원 PCE 상승률이 전분기 대비 연율 2.5%로 둔화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장 마감 후 아마존은 매출과 주당순이익이 예상을 밑돌며 시간외거래에서 한때 9% 급락했다. AWS 매출은 39.3% 증가했으나, 최근 12개월 잉여현금흐름이 424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AI 투자의 양면성을 드러냈다. 인텔 역시 4분기 매출 전망이 150억~160억 달러로 예상치인 171억 달러를 밑돌며 시간외에서 20% 급락했다. 데이터센터 및 AI 매출은 78% 급증했으나, PC 관련 클라이언트 컴퓨팅 부문은 5% 감소했다. 데이비드 진스너 인텔 CFO는 PC 수요 둔화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중동 긴장 완화 기대감으로 국제유가는 하락했으며, WST는 JD 밴스 부통령이 이란 측에 서한을 보냈다는 소식에 서부텍사스산 원유가 배럴당 약 102달러 선에서 거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