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힌 역사와 사회적 균열을 파고들다

곽한영 저자의 '구룡성채, 검은 성의 비밀 등'은 도박과 마약, 매춘이 판치던 삼합회의 근거지였던 구룡성채의 실체를 추적한다. 1993년 홍콩 철거 현장에서 드러난 이 공간의 진실을 각종 사료와 현장 조사를 통해 밝히며, 전쟁의 상흔을 안고 이주한 이들의 삶과 급격한 재개발의 역사를 담아냈다(흐름출판, 384쪽, 2만2000원).

조귀동은 '지난 백여 년간 세계사를 뒤흔든 18번의 선거'를 통해 정치적 변화의 근원을 분석한다. 2024년 트럼프의 당선과 올해 헝가리 오르반 빅토르의 실각 등 극적인 사건들을 조명하며, 기성 정치의 붕괴와 가치관의 충돌이 민주주의 위기를 초래했음을 설명한다(북트리거, 320쪽, 1만9000원).

'폴란드 1939 : 제2차 세계대전의 서막'에서는 로저 무어하우스가 독일군의 시각으로 편향된 기존 사료들을 비판한다. 이승훈이 옮긴 이 책은 폴란드 역사학의 관점에서 독일과 소련의 왜곡된 주장을 바로잡으며 전쟁의 진실을 재구성한다(일조각, 468쪽, 3만5000원).

기술의 진보와 인류의 연결성

로빈 애리언호드가 쓴 '벡터와 텐서'는 과학기술의 패러다임을 전환한 수학적 도구의 발전을 다룬다. 김보영이 옮긴 이 저서는 크기와 방향을 동시에 담는 벡터에서부터, 다층적인 정보 표현을 가능케 한 텐서까지의 여정을 추적한다(은행나무, 672쪽, 3만2000원).

주철현은 '연결'이라는 핵심 개념으로 현대사회의 난제들을 해부한다. 전쟁, 팬데믹, 기후 위기부터 초지능 AI와 불평등 문제까지, 우주 탄생부터 문명 발전까지 관통하는 연결의 원리를 통해 위기 극복의 해법을 모색한다(한겨레출판, 336쪽, 2만 원).

데이터 과학자 주한나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25년간 AI를 개발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성찰한다.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일상에서 벗어나 1년간 겪은 변화를 기록하며, AI 설계자로서 바라본 기술의 영향력을 기술했다(다산초당, 240쪽, 1만8000원).

박영숙과 벤 괴르첼은 '세계미래보고서' 출간 20주년을 맞아 향후 10년의 변화를 예측한다.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이론을 차용해, 인공지능 대전환기를 이끌 '21세기 총·균·쇠'가 될 핵심 동력을 제시한다(교보문고, 340쪽, 2만 원).

일상의 철학과 개인의 기록

줄리언 바지니의 저작(김민하 옮김)은 음식을 단순한 영양 공급원이 아닌 '철학적 저널리즘'의 시각으로 다룬다. 이윤 추구를 위한 상품으로 전락한 식량 체계와 도구화된 동물의 현실을 짚으며, 음식이 지닌 정신적 유대감을 강조한다(인문식당, 538쪽, 3만3000원).

사이토 고헤이 등이 참여한 '커먼즈'는 교육, 의료, 자연 자원 등 인류 공동의 자산을 관리하는 자치의 힘을 논한다. 일곱 명의 저자가 시민과학, 지방정치, 농사 등 다양한 현장을 누비며 공유물의 가치를 기록했다(동녘, 352쪽, 1만9800원).

뇌과학자 조용상은 20년간 이어온 필사의 기록을 통해 마음의 변화를 증명한다. 소설, 영어, 음악 등을 결합한 '마인드 필사'법을 소개하며, 필사가 뇌와 정신에 미치는 치유 효과를 과학적 근거와 함께 전한다(메디치미디어, 336쪽, 2만3000원).

김다노의 첫 청소년 소설은 시간을 되돌리는 게임기를 소재로 과거의 선택이 삶을 바꿀 수 있는지 질문한다. 오지나, 황현지, 이파이 세 인물의 얽히는 이야기를 통해 성장의 서사를 그린다(다산책방, 168쪽, 1만5000원).

여성학자 박혜란은 여든을 맞이해 나이 듦의 자유로움을 에세이로 풀어냈다. 가부장제와 교육운동에 헌신해온 삶을 지나, 이제는 마음껏 놀 수 있는 시기를 맞이한 평온한 일상을 담았다(나무를심는사람들, 280쪽, 1만8000원).

마지막으로 차정은 시인은 첫 에세이를 통해 일상의 사소한 풍경 속에서 발견한 사랑을 기록한다. '토마토 컵라면' 등으로 알려진 시인은 마흔 가지 사랑의 장면을 통해 독자들과 교감한다(책깃, 172쪽, 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