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검색의 역습과 알파벳의 역사적 폭락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이 인공지능(AI) 기술이 기존 검색광고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주가가 13%나 급락했다. 단 하루 만에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약 5,180억 달러(한화 약 700조 원)가 사라졌으며, 이는 알파벳의 기업 역사상 가장 큰 폭의 가치 감소로 기록되었다.
현지시간 29일 뉴욕증시에서 알파벳 A주는 전날보다 13.05% 떨어진 282.4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번 폭락은 전날 장 종료 후 발표된 실적 보고서가 촉발한 것으로, 광고 파트너에게 지급하는 비용을 제외한 3분기 매출액이 1,112억 달러를 기록하며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 특히 핵심 수익 모델인 검색 및 기타 광고 부문의 매출 성장률이 최근 5개 분기 중 최저 수준을 나타낸 점이 뼈아팠다.
실적 부진의 원인과 AI 수익화의 딜레마
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구글 서비스 매출은 963억 달러로 집계되어 예상치였던 984억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주당순이익(EPS) 역시 2.12달러를 기록하며 전망치인 2.99달러를 크게 밑돌았는데, 여기에는 스페이스X 투자 지분 등에서 발생한 87억 달러 규모의 평가손실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무엇보다 필리프 쉰들러 구글 최고사업책임자(CBO)가 내놓은 발언이 시장에 충격을 주었다. 그는 AI 기반 검색 기능인 'AI 모드'의 수익 창출 능력이 기존 검색 방식보다 낮다고 시인했다. 사용자들이 AI가 제공하는 답변을 직접 확인하는 방식이 기존의 검색광고만큼의 수익을 올리기 어렵다는 의미다. 구글은 향후 AI 모드에 광고를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막대한 투자 비용을 상쇄할 만큼의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깊어지고 있다.
천문학적 AI 투자와 클라우드의 선전
알파벳의 자본 지출 규모는 올해 최대 2,0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어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날 예정이다. 컴퓨팅 자원 확보와 9,24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구매 약정, 그리고 향후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 등을 모두 합산하면 미래에 이행해야 할 계약상 의무는 1조 달러를 초과하게 된다. 이러한 공격적인 AI 투자로 인해 잉여현금흐름은 상장 이후 처음으로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상태를 기록했다.
반면 구글 클라우드 부문은 307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인 291억 달러를 넘어서는 성과를 냈다. 영업이익 또한 111억 달러로 집계되어 전망치였던 98억 달러를 상회했다. 그러나 클라우드 사업의 호조만으로는 검색광고의 둔화세와 AI 투자에 따른 재무적 부담을 상쇄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인베스팅닷컴의 토머스 몬테이로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번 분기를 알파벳의 '진실의 순간'이라 정의하며, AI 수익화 과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핵심 사업 영역에서의 주도권을 상실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