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뒤 찾아온 소비심리 위축

국내 주식시장의 조정세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소비자들의 심리가 다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올해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5.4를 기록하며 전월(106.6) 대비 1.2포인트 하락했다.

그동안 소비자심리는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 5월부터 3개월간 상승세를 보였으나, 8월에 2.3포인트 하락한 뒤 지난달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만 CCSI는 지난 5월(106.1) 이후 6개월 연속으로 기준치인 100을 상회하며 낙관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의 생활형편과 향후 경기 및 금리, 취업 기회, 가계 수입과 소비 지출 등을 종합하여 산출하는 지표다.

경제 상황에 대한 부정적 전망 확산

경제 상황을 바라보는 각종 지표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경기판단지수는 82로 전월보다 1포인트 낮아졌다. 향후 6개월 뒤의 경기를 예측하는 향후경기전망은 88을 기록하며 2포인트 하락했는데, 이는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의 조정과 중동의 불안정한 정세가 반영된 결과다.

고용 시장에 대한 우려도 지표에 나타났다. 취업기회전망은 86으로 2포인트 하락했는데, 이는 반도체 업황의 둔화 가능성과 더불어 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고용 구조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수준전망 역시 1포인트 밀려난 127을 나타냈다.

박용민 한국은행 경제심리조사팀장은 "반도체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주가 하락이나 경기 판단 저하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고용이나 임금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연관성 때문에 비슷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동 전쟁 지속과 주가 하락, 금리 상승 등이 심리에 영향을 주었으나 하락 폭은 크지 않았으며, 여전히 견고한 성장세가 소비 개선의 기저 요인으로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가계 재정과 부동산 시장의 변화

가계의 재정 상태에 대한 인식도 전반적으로 악화되었다. 현재생활형편지수는 93으로 전월 대비 1포인트 올랐으나, 미래를 내다보는 지표들은 하락했다. 생활형편전망(97), 가계수입전망(101), 소비지출전망(109) 모두 1포인트씩 감소했는데, 이는 주가 하락과 금리 상승이 주요 원인이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치인 1년 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4로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박 팀장은 "수도권 아파트와 경기 지역의 중저가 주택 가격 상승세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반면,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해 소폭 하락했다"며 "그럼에도 장기 평균치인 107보다는 높은 수준이다"라고 분석했다.

물가와 임금에 대한 기대치도 각각 1포인트(149)와 2포인트(122) 하락했다. 가계 저축과 부채에 대한 인식은 현재가계저축(93)과 현재가계부채(99) 모두 전월보다 2포인트씩 낮아지며 지난해 5~6월 수준을 보였다. 6개월 후 가계저축전망은 2포인트 하락한 98을 기록했으나 가계부채전망은 97로 지난달과 동일했다. 한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향후 1년(2.7%)과 3년·5년 후(2.6%) 모두 지난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