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 돌입
핀란드에서 진행 중인 구글의 데이터센터 건립 사업이 무단 벌채 논란에 휩싸이며 당국의 공사 중단 명령과 경찰 수사라는 이중고를 맞게 됐다. 29일(현지 시각)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핀란드 경찰은 알파벳의 현지 자회사인 투이케 핀란드를 대상으로 환경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수사 기관은 데이터센터 부지 조성 과정에서 배수 및 수자원 관리가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아 환경에 손상을 입혔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미 이달 초 핀란드 인허가감독청(LVV)은 환경영향평가가 마무리되지 않은 무호스 지역(330헥타르)과 오탄매키 지역(200헥타르)에 대해 공사 중단 명령을 내린 바 있다. 환경단체들의 지적에 따르면, 구글은 평가 절차 완료 전 무호스에서 25만 그루, 오탄매키에서 15만 그루에 달하는 나무를 무단으로 베어냈다. 구글은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하며 공사를 멈췄고, 진행 중인 경찰 조사에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업은 구글이 AI 인프라 확충을 위해 핀란드에 투입하기로 한 최소 130억 유로(약 19조 5천억 원) 규모의 투자 계획에 포함되어 있다.
늑대 출몰과 생태계 파괴에 분노한 시민들
안정적인 지정학적 조건과 서늘한 기후 덕분에 유럽의 데이터센터 허브로 떠오른 핀란드는 현재 145개의 신규 센터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데이터센터가 지역 사회와 에너지 비용, 그리고 국가적 자산인 자연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급증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이번 사태가 오는 4월 예정된 총선의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울창했던 숲이 흙더미와 물웅덩이로 변해버린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의 충격도 크다. 핀란드 자연보호협회(SLL)의 한나 할메엔패 이사회 의장은 구글이 광활한 토지를 매입한 뒤 독단적으로 땅을 파헤치기 시작한 것은 매우 오만하고 어처구니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오탄매키 지역 주민들은 나무가 사라진 뒤 숲에 살던 늑대들이 마을로 내려오고, 세발가락딱따구리가 자취를 감추었으며 개울물이 갈색으로 변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분노한 9만 3천 명 이상의 시민들은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와 환경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청원에 서명했다.
AI 산업의 이면, 자원 고갈과 환경 위기
인공지능 산업의 급성장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건설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이는 막대한 전력과 용수 소비를 동반해 사회적 자원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비판을 받는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 변화 문제와 더불어, 이번 사례처럼 습지와 숲을 파괴하는 생태계 훼손 문제가 전 지구적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