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부터 안보까지…전방위적 협력 합의

이재명 대통령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29일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양국 관계를 ‘강화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한 단계 격상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청와대에서 진행된 회담을 통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배터리 등 미래를 이끌 첨단산업 분야로 경제·산업 협력의 범위를 대폭 넓히기로 뜻을 모았다.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도 구체화했다. 양측은 에너지와 핵심 광물 분야의 안보 협력을 공고히 하여 대외적 공급망 위기에 공동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기로 했다. 아울러 안보 협력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추진하는 등 안보 분야에서도 심도 있는 협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제조 강국 간의 결속과 실질적 방산 협력

이 대통령은 회담 중 양국이 분단이라는 역사적 아픔을 딛고 경제 성장을 일궈냈다는 공통점을 언급하며, 세계적인 제조 강국으로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차세대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파트너임을 강조했다. 메르츠 총리 역시 지난 G20 정상회의와 6월 G7 정상회의에서 이 대통령과 교류하며 양국의 이해관계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히며, 이번 관계 격상에 대해 깊은 기쁨을 드러냈다.

양 정상은 정치, 경제, 문화, 인적 교류를 포함한 다각적 협력 방안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정기적인 정보 교류와 군사 훈련 및 교류의 추진, 양국 국방부 간의 방산 협력 및 안보 정책 논의를 위한 실무회의의 지속적인 개최 등이 포함되었다. 또한 양국 정부는 이중과세방지협정 개정의정서와 하이테크 파트너십 프레임워크, 에너지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공동의향서 등 총 3건의 협력 문서를 체결하며 실무적 토대를 마련했다.

방위산업 확대와 역사적 유대 강화

방위산업 분야에서의 실질적인 협력 확대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양국의 우수한 방산 기술력과 산업 역량을 활용해 방산 기업 간의 호혜적 협력 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유럽연합(EU)의 ‘산업 가속화법’ 추진 과정에서 한국이 EU 회원국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독일 측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파독 간호사 60주년을 맞아 과거 독일로 떠났던 한국 광부와 간호사들의 헌신이 양국 경제 발전과 신뢰의 밑거름이 되었음을 상기했다. 메르츠 총리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국의 노력에 공감을 표하며, 내년 가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디지털 정상회의에 이 대통령을 공식 초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