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의 부진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약진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열풍이 다시금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알파벳이 발표한 실적 지표들이 시장의 예상을 밑돌며 충격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알파벳의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25% 성장했으나, 시장의 컨센서스를 충족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주당순이익(EPS) 역시 3달러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2.12달러에 머물렀습니다.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2배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핵심 수익원인 검색 사업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막대한 규모의 투자가 이어지며 현금 흐름이 악화된 점이 뼈아픈 대목입니다. 3분기 설비투자액이 약 69조 원에 달하면서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 90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시장이 예상했던 27억 달러 안팎의 수치와는 큰 괴리를 보였으며, 이로 인해 알파벳의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급락하고 있습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습니다. 매출과 주당순이익 모두 예상치를 상회하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했습니다. MS는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의 매출액을 달러 기준으로 처음 공개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는데, 이는 전년 대비 48% 급증한 약 45조 원 규모로 집계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전체 클라우드 매출도 30% 증가했습니다. 다만 AI 인프라 확충을 위한 투자 압박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MS의 분기 설비투자 및 금융리스 합계는 전년 대비 30% 늘어난 452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 규모가 시장의 예상치 범위 내에 있고 자금 흐름이 안정적이며, 전방위적인 체질 개선 작업이 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MS의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AI 산업의 자금 조달 위기와 부채 경고음

AI 기술을 향한 경쟁은 심화되고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 자금 공급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기업들이 AI 관련 부채로 조달한 금액은 4,600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자금 조달 환경은 점차 악화되는 추세입니다. 투기등급 채권 및 레버리지론 시장에서는 최소 18건의 데이터센터 관련 금융거래 금리가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량 데이터센터 자산유동화증권의 금리 또한 연초 5% 미만에서 최근 7% 수준까지 올라섰습니다. 시타델은 이러한 위험이 중소형 기업을 넘어 대형 기술기업으로 전이될 수 있음을 경고했습니다. 특히 빅테크 기업들의 신용도 자체보다는 이들이 보유한 막대한 부채를 인수할 수 있는 투자자가 충분히 존재하는지가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 역시 AI 관련 부채가 3년 내에 만기가 돌아오면서 사모대출의 부실화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업들이 기존 빚을 갚지 못해 차환 발행에 나설 경우, 높아진 금리로 인해 이자 비용이 급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무디스가 분석한 607개 기업 중 약 17%는 현금 대신 추가 부채를 발행해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이는 당장의 현금 유출은 막을 수 있으나 원금이 늘어나는 구조로, 결국 2028년경에는 심각한 부채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결국 AI 산업의 성패는 투자 규모의 확장성보다 기업이 실제로 창출하는 현금 창출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반도체 시장의 격돌과 애플의 하드웨어 변화

반도체 업계에서는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CXMT는 수율이 20~30% 수준으로 매우 낮음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3E 양산을 강행하기로 했습니다. 이미 중국 내 주요 설계업체들에 샘플을 전달했으며, 향후 두 달 이내에 제한적인 생산에 돌입할 전망입니다. 비록 테스트 결과가 이전 세대 성능에 머물러 있고 하이닉스의 제품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있으나, 속도전을 통해 격차를 줄이려는 전략입니다. CXMT는 상장 세 달 만에 상하이종합지수에 편입된 후 비중 1위를 차지할 만큼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애플은 하드웨어 라인업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존 터너스의 지휘 아래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는 가운데, 애플은 사상 처음으로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맥북 프로를 선보였습니다. 이는 과거 스티브 잡스가 고수했던 '터치 불필요론'을 뒤집는 과감한 변화입니다. 신형 맥북 프로는 OLED 기반 화면에 터치 기능을 더했으며, M5 프로 및 맥스 칩을 탑재하고 외관을 더 얇고 가볍게 개선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AI 시대에 맞춰 맥 시리즈를 강력한 개인용 컴퓨팅 도구로 재정의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특히 메타와의 협업을 통해 클라우드가 아닌 로컬 환경에서 AI 모델이 구동되도록 구현함으로써, 애플은 차별화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