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속탄과 스텔스 드론, 고도화되는 북한의 무인기 전력

북한이 지난달 31일 전술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집속탄두의 시험 장면을 공개하며 위협 수위를 높였다. 북한 측 주장에 따르면 해당 탄두는 축구장 18개 면적에 달하는 범위를 한꺼번에 초토화할 수 있는 파괴력을 지녔으며, 연내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보다 이틀 전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가오리 형상을 한 스텔스 드론 모형과 자폭 드론을 포함한 30여 종의 무인기 체계가 세상에 드러났다. 특히 자폭 드론이 한국군의 감시초소와 대포병레이더, K9 자주포, 그리고 미군 전차를 형상화한 표적을 타격하는 모습이 영상에 담겨 긴장감을 더했다.

레이더 탐지를 피하기 위해 설계된 것으로 보이는 가오리형 드론은 레이더 반사 면적을 최소화한 구조로 추정된다. 현재 공개된 것이 모형 단계라는 점에서 실제 성능이나 즉각적인 실전 배치 여부를 확언하기는 이르지만, 정찰과 타격 능력을 동시에 강화하며 방공망 침투를 시도하는 북한의 움직임은 매우 위중한 상황이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북한은 이미 국방 분야의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을 전담할 조직을 새롭게 구축했다. 이는 러시아 파병 과정에서 체득한 드론 운용 노하우에 AI 기술을 결합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재래식 무기 체계의 우위에 안주하기보다는, 탐지가 까다로운 무인기와 미사일이 결합된 복합 공격으로부터 주요 기지와 장비를 보호할 방안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도발적 언사와 안보 공백에 대한 우려

북한의 위협은 무기 체계의 과시를 넘어 심리적·정치적 도발로 이어지고 있다.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우리 군의 경고 방송과 사격 조치를 빌미로 대남 확성기 방송의 재개를 압박했다. 또한 북한 측이 매설한 지뢰로 인해 우리 장병 3명이 부상을 입었음에도 이를 '자작극'이라 치부하며, 우리의 정당한 대응을 도발로 몰아세우는 태도를 보였다. 지난 2일에는 한미가 실시한 핵·재래식 통합 도상연습인 '아이언메이스'를 강력히 비난하며 핵 억제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기도 했다. 이는 자신들의 책임은 회피하면서 우리의 방어적 조치를 군비 증강의 구실로 삼는 이중적인 행태다.

정부와 군은 지뢰 제거 작업과 첨단 전력 시연을 통해 대응에 나서고 있으나,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기에는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 장병들을 보호하고 유사 사고를 막기 위한 후속 대책이 빈틈없이 마련되어야 하며, 우발적 충돌은 경계하되 도발에 대해서는 명확한 책임을 묻는다는 인식을 북한에 심어줘야 한다. 대응 수위 설정에는 신중함이 필요하지만, 장병의 피해를 가볍게 넘기는 듯한 인상을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한미 동맹의 결속력 유지와 전략적 조율의 필요성

한미 양국은 연합훈련을 통해 대북 억제력을 유지하고 있으나, 주요 현안을 둘러싼 이견은 우려를 낳고 있다. 미셸 스틸 주한 미국대사가 한미 관계를 '난기류'에 비유한 가운데, 전시작전통제권 논의 등을 다룰 한미안보협의회(SCM)의 일정이 내년 초로 연기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일정 지연이 곧 동맹의 균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의 위협이 고조되는 시점에 안보 협의가 늦어지는 것은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또한 연합 체계의 차질을 언급하며 정보 공유와 상호운용성 강화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현재 북한은 러시아와의 밀착과 중국과의 외교 채널을 동시에 활용하며 북미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군사적 위협으로 협상력을 높이는 동시에 대화를 통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국 정부가 북미 대화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면, 우선 미국과 안보 현안에 대해 긴밀한 조율을 마쳐야 한다. 회담의 성사 여부보다 우선시되어야 할 가치는 한국의 국가 안보다. 연합 방어태세를 공고히 하고 북미 대화 과정에서 수호해야 할 안보 원칙을 미국과 구체적으로 협의해야 하며, 최근 창설된 국방드론본부가 드론 및 대드론 전력을 신속히 확보하여 실질적인 방어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