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의 금리 동결과 시장의 반응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예상보다 완화적인 태도에 주목하고 있다. 연준은 지난 28일(현지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연 3.75~4.00% 범위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시장의 예측 범위 내에 있었으며, 이후 이어진 메시지 역시 긴축 강도가 예상보다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29일 현지 분위기를 전하며, 시장 참여자들이 연준의 정책결정문 속 경제 여건 평가가 상향된 점과 이사들의 소수 의견에도 불구하고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이번 결정이 '덜 매파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투표 결과, 참여 위원 12명 중 10명이 동결에 찬성했으나 리사 쿡 연준 이사와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 의견을 냈다.
금융시장 변동성과 전문가들의 분석
금리 동결 발표 이후 미 국채 10년물은 장기물을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했고,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주식 시장은 반도체 업종의 강세에 힘입어 상승 곡선을 그렸다.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추가 금리 인상 기대치도 변화했다. 기존에 반영되었던 12월 및 내년 상반기까지의 누적 인상 기대(0.25%포인트 기준)는 '90.7%, 2.8회'에서 '84.8%, 2.6회'로 줄어들며 이번 동결이 예상보다 덜 긴축적이라는 시장의 판단을 뒷받침했다.
주요 금융기관들은 연준의 메시지에 대해 엇갈린 해석을 내놓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지난 7월과 유사하게 추가적인 가이던스나 정보를 제공하지 못해 물가 안정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동결 근거의 불명확성으로 인해 시장 설득력이 부족할 수 있으며, 이번 결정은 추가 데이터를 확인하려는 지연 전략이라고 보았다. 제이피모건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미온적 발언과 더불어 2027년 7회, 2028년 6회로 축소되는 회의 운영 체계 개편안이 물가 안정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했다.
향후 금리 전망과 운영 체계 변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FOMC 운영 방식의 변화를 예고했다. 내년부터 연간 8차례 열리는 회의 중 한 차례는 금리 결정 대신 중장기 통화정책 전략 논의에 할애할 예정이며, 2028년에는 이러한 형태의 회의를 두 차례로 늘릴 계획이다. 국내 전문가들 역시 이번 동결을 예상 가능한 범위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의 강승원 연구원은 연준이 시장의 기대대로 금리를 묶었으며, 12월 한 차례 인상 이후에는 추가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점도표상 매파적 위원들이 추정하는 중립금리가 3.75~4.00%인 점과 분기당 1회 인상 속도를 고려할 때, 12월 인상 후 3개월 이상의 데이터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흥국증권의 김진성 연구원 또한 이번 기자회견이 정책 강도를 시장 기대 이상으로 높이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의 기조에서 금리 인상 사이클이 크게 확대되거나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며, 연내 1회 인상을 포함해 내년 1분기까지 총 2차례의 추가 인상이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