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년까지 물량 확보 완료된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주력인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공급 물량이 2029년까지 사실상 모두 소진되었다고 발표했다. 특히 내후년까지 생산되는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을 장기공급계약(LTA)을 통해 이미 선점한 상태다. 이러한 행보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꺾일 것이라는 시장의 '인공지능(AI) 피크아웃' 우려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강력한 수요를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8일 진행된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는 HBM 관련 수익성이 과거 반도체 사이클의 정점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사는 이미 체결된 LTA 물량과 현재 고객사들과 조율 중인 수요를 합산할 경우, 향후 3년간 D램과 HBM의 물량이 사실상 '솔드아웃' 상태라고 밝혔다. 또한 2027년에서 2028년 사이 전체 생산 능력의 50%가 넘는 물량이 LTA로 확보되었으며,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를 포함한 14개 주요 고객사와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일부 고객사와는 기존 5년 단위의 계약 기간을 더 늘리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매출 100조 돌파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그간 축적해온 기술적 우위가 고객사와의 두터운 신뢰로 이어져, 중장기적 수요 예측이 가능하고 수익성이 안정적인 사업 구조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HBM 경쟁력을 차세대 제품군으로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SK하이닉스가 분기 매출 100조 원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핵심 동력은 D램, HBM, 낸드플래시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 확대였다. 구체적으로는 6세대 HBM인 HBM4의 출하를 시작하고 서버용 DDR5 판매를 확대해 성장을 이끌었으며, 321단 트리플셀(TLC) 기반의 기업용 eSSD 판매가 늘어나며 데이터센터용 제품군 전반이 성장세를 보였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실적이 AI 투자의 지속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상쇄했다고 분석했다.
AI 생태계 확장과 공급 부족 지속 전망
SK하이닉스는 향후 성장세에 대해서도 매우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온디바이스 및 기업용 AI가 시장을 주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로보틱스와 자율주행을 포함한 '피지컬 AI'가 메모리 수요를 견인하며 2030년까지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10나노급 6세대(1c) 공정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DDR5와 AI 서버용 LPDDR5 소캠(SOCAMM)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방침이다. 최근 엔비디아가 HBM 적층 단수를 12단에서 8단으로 낮춰달라고 요청했다는 관측에 대해, 회사는 HBM4E(7세대) 8단 제품이 도입되더라도 칩당 용량이 늘어나면 단수 감소에 따른 영향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