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금리 벽 넘었지만 경제는 여전히 '견조'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연 5% 선을 상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 시장의 위축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마크 카바나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금리 리서치 공동 총괄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현재의 금리 수준이 광범위한 금융 여건을 저해할 만큼 치명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 재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21일까지 20거래일 동안 국채 10년물 금리는 5% 위에서 움직였다. 22일에는 잠시 4.96%로 내려앉기도 했으나 23일 다시 5%를 돌파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시장의 시각은 엇갈린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미국 주식 수석 전략가는 국채 금리가 5%를 넘길 경우 증시가 하락 국면에 진입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으며, 록펠러인터내셔널의 루치르 샤르마 회장은 이 지점을 AI 버블 붕괴의 분기점으로 간주한다. 반면 카바나 총괄이 이끄는 BofA 리서치팀은 과거 데이터를 근거로 다른 견해를 제시했다. 이들은 국채 10년물 금리가 7%를 초과할 때 비로소 S&P500 지수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유의미한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밸류에이션 타격 결정짓는 '7%'의 법칙

카바나 총괄은 역사적 사례를 들어 금리가 7%를 넘어야 증시 PER에 직접적인 충격이 온다고 설명하면서도, 현재처럼 PER이 높은 상태라면 그보다 낮은 금리에서도 가치 하락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BofA 리서치팀이 1986년까지의 40년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금리가 0~7% 범위에 있을 때 S&P500 선행 PER은 16배 수준을 유지했으나 7%를 넘어서면 중간값이 12.1배로 급락했다. 현재 팩트셋이 집계한 S&P500 선행 PER은 18.7배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금리 상승이 경제 위축으로 이어지는 일반적인 흐름과 달리, 현재 미국 경제가 버티는 배경에는 '자연이자율'의 상승 가능성이 있다. 카바나 총괄은 성장이 견고하고 금융 환경이 완화적으로 유지되는 현상은 중립금리라 불리는 자연이자율 자체가 과거보다 높아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보았다. 즉, 현재 금리가 경제에 가하는 긴축 압력이 예상보다 낮을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금리가 추가로 상승해 가계와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임계점을 넘으면 증시 압박은 피할 수 없다.

국가 부채 리스크와 경제 성장률의 함수관계

미국 정부의 부채 규모가 40조 4,443억 달러(약 5경 4,000조 원)에 육박하면서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금리 상승은 곧 정부의 이자 부담 증가와 재정 적자 심화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카바나 총괄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추진한 국채 바이백(재매입) 정책이 장기 금리를 낮추는 데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시장의 불확실성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결국 미국의 대응책은 강력한 경제 성장세에 달려 있다. 카바나 총괄은 경제 성장률이 정부 부채의 평균 이자율인 총 이자비용 금리보다 높게 유지된다면 부채 조달 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2분기 미국의 명목 GDP 성장률은 6.3%를 기록하며 국채 평균 금리인 3.5%를 크게 웃돌았다. 블랙록은 단기 국채에 대해 '비중 확대' 의견을 냈으나, BofA는 경제 지표의 악화나 금융 여건의 긴축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단기 국채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보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