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기본법 미비와 시장 혼란 우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2020년 이후 세 차례나 미뤄졌던 가상자산 과세의 시행 시점을 다시 한번 뒤로 미루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8일 오전 국회에서 개최된 가상자산 과세 당정협의회에서 가상자산 과세가 소득이 발생하는 곳에 세금을 부과한다는 원칙에 따라 반드시 이행되어야 할 과제라는 점에는 동의했다. 다만 김 대표는 시장의 특수성과 거래 환경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과세가 강행될 경우 납세자들의 불신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상자산 시장의 근간이 될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제정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는 점을 주요 배경으로 꼽으며, 국민적 우려와 제도적 파급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내년부터 바로 과세가 시작될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과 그 보완책을 점검하기 위해 이번 협의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초 계획대로 과세를 도입하는 것이 적절한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디지털자산 시장의 제도화와 투자자 보호를 위한 기반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과세 인프라가 미비한 상태에서 해외 거래소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과 가상자산을 통해 자산을 형성하려는 청년층의 우려를 어떻게 수렴하고 반영할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실사구시적 판단과 고시 유예 제안

이어지는 당 최고위원회 모두발언에서 김 대표는 아침에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관련 제도의 정비와 보완을 위해 일정 기간 시행을 유예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었다고 밝혔다. 다만 유예 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며, 국민 여론을 수렴하고 당정 간의 최종적인 논의를 거쳐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위원장인 조승래 의원은 재경위 내부에서도 의견이 팽팽하게 갈리고 있는 상황임을 전하며, 이 사안은 과세 철학의 논쟁보다는 현실적인 여건과 조건을 바탕으로 판단해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실사구시적인 태도로 사안을 정리하는 것이 핵심 원칙이라며 유예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조 위원장은 이달 말 예정된 정부의 가상자산 과세 시행 고시와 관련해, 고시가 발표될 경우 이를 정부의 과세 시행 선언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따라서 고시 자체를 먼저 유예한 뒤 과세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리고 그에 맞춰 고시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오기형 의원은 회의 직후 가상자산 과세의 원칙에는 공감하지만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리, 해외 거래소 정보 확보 방안, 파생금융상품 규율 문제 등이 해결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공유되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미 세 차례 유예된 만큼 즉시 시행하자는 의견과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공존하고 있어 당 차원에서 추가 점검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