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돼지’ 비유와 순방 논란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대통령의 해외 순방 횟수를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지난 31일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인 엑스(X)를 통해, 준비 없이 관광과 쇼핑, 음주를 즐기는 것을 순방으로 오해하는 시각을 비판했다. 그는 실제 순방이 고강도의 사전 준비와 장시간 비행, 빽빽한 공식 일정으로 이루어지며, 때로는 코피가 나거나 링거를 맞아야 할 만큼 업무 강도가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사람은 아는 만큼만 보이는 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지난 29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대통령의 14차례, 23개국 순방을 민생 파괴와 연결해 비판한 것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정부 부처의 엄호와 여당의 재반박
대통령의 발언에 정부 관계자들도 방어에 나섰다. 외교부는 같은 날 밤 발표한 자료를 통해, 정상외교의 실질적 성과와 전체 일정을 무시한 채 일부 친교나 문화 교류 장면만 부각해 순방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대통령 부부의 프랑스 영화제 참석 및 멕시코 케이팝 콘서트 방문을 비판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어렵게 쌓아온 ‘K-컬처’의 성과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에 당혹감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메시지는 감정 분출을 넘어 비뚤어진 국정 인식을 보여준다”며, “돼지의 눈으로 국정을 바라보니 돼지 같은 일들만 보일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다문화 발언 논란과 소통 방식 변화
이 대통령은 다문화가정 우대 제도 재검토 발언과 관련한 비판에도 나흘째 대응을 이어갔다. 1일 이 대통령은 엑스에 ‘호남에서 콩이면 영남에서도 콩이어야’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소수자 보호를 명분으로 행정적 사각지대나 부분적 불공정을 방치할 경우 극우적 혐오 선동과 여론 분열의 도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전날에도 그는 정치적 올바름(PC)주의나 진영주의에 근거한 발언에 대한 반감을 언급하며 진보 진영을 비판한 바 있다. 한편,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직접 주요 정책을 설명하며 국민과 소통할 수 있도록 자체 유튜브 대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