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5일 서울 마곡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중증당뇨병 심포지엄 현장에서 동아에스티(170900)가 배포한 홍보물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홍보 부스를 운영하며 당뇨병 치료의 최신 흐름을 알리는 과정에서, 비만 치료제의 체중 감량 효과보다는 부작용 위험성과 치료 중단 가능성, 그리고 심혈관계 개선 효과의 불확실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보를 두고 자체적인 비만 치료제를 아직 상용화하지 못한 동아에스티가 기존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해 전략적인 차별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분석한다. 다만 동아에스티 역시 계열사를 통해 비만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기존 제품의 경쟁력 유지와 신규 파이프라인 개발이라는 두 가지 전략 사이에서 정교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체중 감량 이면의 근육 손실과 부작용 위험
동아에스티가 부각한 자료의 근거는 지난 7월 영국의학저널(BMJ)에 게재된 비만 치료제 비교 연구 결과다. 해당 연구는 262개의 무작위 임상시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총 9만 9791명의 피험자를 분석하여 19종의 비만 치료제가 가진 체중 감소 수치와 안전성,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와 젭바운드 성분인 티르제파타이드는 1년 기준 평균 14.9%의 체중 감량을 기록했으며,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 중인 카그리세마(카그릴린타이드와 세마글루타이드 복합제) 역시 14.8%로 매우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들을 뒤이어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10.9%), 오르포글리프론(9.9%), 피하주사 세마글루타이드(9.8%), 펜터민-토피라메이트(8.1%) 순으로 효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높은 감량 폭 뒤에는 심각한 부작용이 뒤따랐다. 특히 티르제파타이드는 체중 감소와 함께 제지방(근육 및 수분 등 체지방을 제외한 무게)도 10.8%나 감소시켜 근육 손실 문제를 드러냈다. 최근 비만약 시장에서는 체지방뿐 아니라 근육량을 얼마나 보존하느냐가 핵심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체중 감량 효과가 강력할수록 치료를 중단하는 비율도 높게 나타났으며, 19개 약물 중 심부전 위험을 확실히 낮춘 것은 피하주사 세마글루타이드가 유일했다.
기존 당뇨 치료제의 가치 재조명과 신약 개발 과제
동아에스티의 브로셔는 비만약의 한계를 지적하는 동시에, 기존 당뇨병 치료제의 임상적 유용성을 강조하는 연구들도 함께 소개했다. 특히 당뇨병성 심부전 환자에게 SGLT-2 억제제의 저용량 투여가 효과적이라는 연구를 인용했다. 5mg 저용량 투여군이 표준 용량인 10mg 투여군보다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이나 응급실 방문, 심부전 입원율에서 더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동아에스티는 미국에서는 10mg 처방이 흔하지만, 고령층과 소형 체격 인구가 많은 일본에서는 5mg 처방이 많다는 점을 언급하며, 한국에서도 저용량 SGLT-2 억제제의 가치를 재평가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동아에스티는 다파글리플로진 성분의 '다파프로'를 판매 중이며, 이는 자체 개발 신약인 '슈가논'과 함께 회사의 핵심 당뇨병 치료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현재 위고비와 마운자로 같은 GLP-1 계열 치료제가 당뇨와 심혈관 영역까지 확장되면서 기존 치료제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나, 동아에스티는 비만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관계사 메타비아를 통해 GLP-1과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 작용하는 이중작용제인 'MTD-02'를 개발 중이며, 임상 1상 결과 54일 만에 9.1%의 체중 감소를 확인했다. 또한 지난 5월에는 또 다른 후보물질인 'MTD-01'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동아에스티의 비만 신약들은 아직 임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한미약품이 '에페'로 국내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상용화까지는 시간적 격차가 존재한다. 따라서 그사이 기존 당뇨병 치료제의 처방 기반을 공고히 하는 것이 동아에스티의 당면 과제다. 이에 대해 동아에스티 측은 해당 자료가 최신 학술 정보를 바탕으로 의료진에게 의학적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제작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