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6년 만에 감소세 전환

현대자동차의 분기 매출이 6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글로벌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국내 생산 현장의 차질과 영업일수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의 수요 둔화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올해 판매 목표치와 영업이익률, 그리고 투자 규모를 전방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29일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45조 1102억 원, 영업이익은 2조 6772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인 46조 7214억 원과 비교해 3.4% 줄어든 수치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5% 증가하며 수익성 측면에서는 비교적 선방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매출 감소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6년여 만에 처음 발생하는 현상이다. 다만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은 지난해 3분기 미국의 수입차 관세 25% 부과로 인해 이익이 급감했던 것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생산 차질과 수요 둔화의 영향

현대차는 매출이 줄어든 주요 원인으로 생산 차질에 따른 판매 물량의 감소를 지목했다. 올해 3분기에는 추석 연휴로 인해 실제 영업일이 줄어든 데다, 국내 공장의 생산 문제까지 겹치며 판매량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가 확대되고 원가 최적화와 우호적인 환율 효과가 뒷받침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약 1400억 원가량 늘어났다.

글로벌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3분기 총 판매 대수는 92만 710대로, 지난해 3분기 기록했던 103만 8353대보다 11.3% 하락했다. 세부적으로는 국내 판매량이 13만 1468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7.2% 급감했고, 해외 판매량 역시 78만 9242대로 전년 동기(85만 7795대) 대비 8.0% 감소했다. 다만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16만 7414대가 판매되며 전체 판매 비중이 18.2%까지 올라갔다.

하향 조정된 경영 목표와 시장 과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수요 저하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현대차는 경영 목표를 대폭 낮췄다. 기존 415만 8300대였던 연간 도매 판매 목표를 400만 대로 하향 조정했으며, 영업이익률 목표치 또한 기존 6.3~7.3%에서 5.5~6.5% 수준으로 하향했다. 올해 투자 계획 역시 기존 17조 8000억 원에서 16조 원으로 줄였다.

현재 현대차가 직면한 시장 환경은 매우 엄중하다. 중국 자동차 기업들의 급격한 성장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국내 시장에서는 테슬라의 영향력이 강력해지고 있다. 관세와 환율 같은 대외 변수도 여전히 불안 요소로 남아 있다. 실제로 현대차의 국내 도매 판매는 지난 7월 4만 8113대, 8월 3만 4333대, 9월 4만 9022대로 나타나 지난해보다 각각 14.4%, 41.1%, 25.7% 감소했다. 파업 관련 생산 차질은 회복 중이나 주력 모델의 노후화는 해결해야 할 구조적 과제로 꼽힌다.

유럽 시장에서의 부진도 뚜렷하다. 지난 1~9월 유럽 전체 자동차 시장은 6.3% 성장했으나, 현대차의 판매량은 오히려 13.2% 감소하며 시장 점유율이 4.0%에서 3.3%로 하락했다. 이에 현대차는 차량의 잔존가치를 높이고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해 국내 시장을 방어하는 동시에,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는 아이오닉3와 베이온 같은 주요 차종을 출시해 판매 회복에 나설 방침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제네시스를 포함해 3분기 26만 9541대(소매 기준)를 판매하며 6.6%의 점유율을 기록해 선전했으나, 대미 관세가 수익성에 부담을 주는 구조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작년 관세로 인한 효과가 약 4조 원이었으며 올해도 비슷한 수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원·달러 환율이 2분기 1502원에서 3분기 1423원으로 떨어지고 최근 1330원대까지 하락하는 등 원화 강세 기조가 수출 수익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