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절벽 경고와 국가 발전 전략의 필요성
연간 출생아 수가 20만 명 선에 머무는 저출생 및 고령화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청년층과 여성, 외국인 인력을 포함한 가용 인적자원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청년들이 심각한 고용 한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취업자 숫자를 늘리는 단기적 처방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보장하는 경로를 마련하는 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기획예산처와 국회미래연구원은 지난 29일 ‘인구구조 변화, 대한민국의 미래와 대응 방향’을 주제로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정부가 수립 중인 ‘2045 국가발전전략’에 반영할 핵심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기획예산처는 현재 인구와 산업, 거시경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 한국의 미래상과 목표를 설정하는 중장기 전략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 달 관련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급격한 인구 구조 변화와 노동력 감소 전망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이날 세미나에서 과거 한국 경제를 견인했던 핵심 동력이 '사람'이었음을 강조하며, 2045년에는 국민 3명 중 1명이 65세 이상 고령층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전했다. 그는 일하는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경제적 활력을 지켜내고, 고령화 사회에서도 모든 세대가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인구 공백에 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같은 첨단 기술을 도입하고 이민 정책을 현실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회미래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출생아 감소로 인한 노동 공급의 양적 축소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경제활동인구는 내년 2,948만 5,000명을 기점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대학 입학 자원 역시 올해 49만 7,000명에서 2042년 23만 명 수준으로 급감하며, 19~34세 청년층 인구는 2020년 1,096만 명에서 2072년 451만 명으로 무려 6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인적자원 활용 극대화를 위한 정책 과제
노동력 감소가 불가피한 만큼 현재 가용 가능한 인적자원의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청년, 여성, 외국인이 주요 자원으로 꼽히지만, 청년은 고용 불안정성, 여성은 경력 단절, 외국인은 체류 자격 문제로 인해 노동력을 온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안수지 국회미래연 인구센터 부연구위원은 1960년대생의 실업 경험률이 49.7%인 데 비해 1990년대생은 70.9%에 달한다는 통계를 제시하며, 청년의 안정적인 경력 형성과 경제적 자립이 혼인 및 출산과 직결되는 만큼 입사 후 3~7년의 고용 경로까지 관리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지운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여성의 노동시장 이탈을 막기 위해 남성 근로자의 육아 참여를 보편화하고, 휴직보다는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인적자원 활용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더불어 유학생과 첨단 인재들이 국내에 안착할 수 있도록 영주권 취득 경로를 간소화하는 패스트트랙 도입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한편,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육·노동혁신연구팀장은 지식기반 경제에서 청년 인구 규모가 아이디어 창출과 혁신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년과 여성 등 소중한 인적자원을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일하는 방식과 보상 체계의 혁신을 병행하여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풀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