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리더십 구축을 위한 핵심 인사 단행
SK하이닉스가 오는 12월 1일부로 적용되는 보직 인사를 통해 차세대 경영진 육성을 위한 전략적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번 인사는 기존의 최고경영진 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가운데, 글로벌 영업 역량과 최첨단 기술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인재들을 전방 배치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결과적으로 포스트 시대를 대비한 장기적인 리더십 구축을 완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는 지난 30일 사장급 보직 인사를 발표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안현 개발총괄 사장이 미국 현지에 새롭게 만들어진 '미주총괄'의 수장으로 이동했으며, 차선용 미래기술연구원장은 '개발총괄' 사장직을 맡게 됐다. 또한 윤풍영 추구협의회 담당 사장은 '코퍼레이트 센터(Corporate Center)'를 관리하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이번 인사는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탄탄한 후계 양성 체계를 가동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안현 사장의 역할 확대와 기술 중심 승진 코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안현 사장의 미주총괄 직행이다. 과거 미래기술연구원과 경영전략, 솔루션 개발 등 다양한 분야를 거쳐 개발총괄을 역임해온 안 사장은, 이번에 미국 현지의 사장급 조직인 미주총괄을 맡으며 마케팅과 영업 영역까지 총괄하게 됐다. 대형 고객사가 밀집한 미국 시장에서 현지 대응을 직접 지휘하게 되면서 사내 핵심 요직을 모두 섭렵한 셈이다.
안 사장은 현지에서의 기술 투자와 협업 등 핵심적인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게 되며, 권한 또한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그가 차기 최고경영책임자(CEO)를 향한 경영 수업을 본격적으로 밟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안 사장의 뒤를 이어 개발총괄로 임명된 차선용 사장은 미래기술연구원장직을 겸임하며 제품 개발과 미래 기술 간의 유기적인 연결을 강화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특히 미래기술연구원에서 개발총괄로 이어지는 경로는 하이닉스 내 기술 임원들의 정통 엘리트 코스로 알려져 있으며, 차 사장이 이 루트를 따름으로써 회사의 기술 중시 기조가 더욱 공고해졌다.
윤풍영 사장의 컨트롤타워 역할과 조직 재편
재계 관계자는 안현 사장이 연구소와 그룹 업무, 개발총괄을 거쳐 이제 미국에서 영업까지 도맡게 된 점을 강조하며, 그가 미주총괄로서 솔리다임을 관리하고 현지 고객사와 성과를 도출한다면 차기 경영자를 위한 가장 확실한 검증 무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차선용 사장 역시 안 사장의 뒤를 잇는 승진 경로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현장을 책임지는 안 사장과 더불어, 본사의 내실을 다지는 역할은 윤풍영 사장이 수행한다. 윤 사장이 이끄는 코퍼레이트 센터는 회사의 신성장 동력 발굴과 글로벌 사업 확장을 주도하는 핵심 기구다. 전략, 투자, 사업개발 및 조직 전환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윤 사장은 이 조직을 통해 중장기적인 전략 수립과 실행을 총괄할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윤 사장이 인사, 재무, 홍보 등을 아우르는 사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은 것으로 보이며, 이는 과거 박정호 부회장이 수행했던 포지션과 유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