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확대와 원가 상승의 충돌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부의 경영 환경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제조 원가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 경영진은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수익성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제품 출하량을 늘리는 전략을 검토 중이다. 특히 지난해 애플에 빼앗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1위 타이틀을 다시 가져오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의 시장 여건은 삼성전자에 우호적인 측면이 있다. 반도체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일부 중국 제조사들이 필요한 부품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사업을 내재화한 삼성전자는 타사 대비 안정적인 부품 공급 능력을 갖췄으며, 단기적인 실적 하락을 견뎌낼 수 있는 재무적 체력도 보유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공급망 문제로 주춤하는 사이 물량을 확대해 격차를 벌릴 최적의 시기라는 분석이다.

불안한 공급망과 생산 차질의 현실

그러나 실제 생산 현장에서는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구동칩(DDI)을 포함한 부품 공급망 전반에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의 10월 스마트폰 생산량은 기존 계획 대비 10% 이상 축소될 위기에 처했다. 특히 갤럭시A 시리즈의 경우, 4분기 생산량이 연초에 세웠던 목표치보다 약 20%가량 줄어든 상태다.

부품 수급이 정상화된다 하더라도 근본적인 고민은 여전하다. 원가가 상승한 부품을 사용해 중저가형 모델을 생산하게 되면 점유율 확보에는 유리할지 모르나, 수익성 지표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의 약 70%를 담당하는 핵심 라인업인 갤럭시A는 판매량이 많을수록 유리한 제품군이지만, 현재처럼 부품가가 치솟는 시기에는 '판매량 증대'와 '이익 확보'가 서로 상충하는 과제가 되었다.

조직 내부의 불만과 향후 과제

기업 전체의 부담감도 가중되는 양상이다. 지난 29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역대 최대 실적은 반도체 부문에 집중되어 있다. 반면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 부문은 실적 저하 문제와 더불어 사업부 간 성과급 차이로 인한 내부 구성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만약 점유율 방어를 위해 수익성을 추가로 희생한다면, 그 여파는 재무 실적을 넘어 조직 내부의 결속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에도 모바일 물량 확대를 위한 전략적 고민을 이어갈 전망이다. 하지만 애플과의 출하량 경쟁에 매몰되기보다는, 어떤 품목을 어느 정도 규모로 판매하여 실질적인 이익을 창출할 것인지에 대한 우선순위 설정이 시급하다. 단순히 판매 수량만으로 시장 지배력을 평가하기 어려운 환경인 만큼, '얼마나 많이' 파느냐보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팔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해답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