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대신하는 농사, 현장에서 확인된 미래

지난 28일 오후 1시,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정남농협 잡곡유통사업단에서는 ‘농기계은행 스마트 농작업 시연회’가 개최되었다. 이날 현장에서는 벼 재배에 종사하는 최재희(71) 씨가 사람이 직접 탑승하지 않고도 스스로 움직이는 농기계의 모습을 지켜보며, “저렇게만 운용할 수 있다면 농사가 훨씬 수월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특히 노동력이 집중되는 고된 작업들을 기계가 대신해 준다면 농민들의 신체적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농협은 농민들이 고가의 장비를 개별적으로 구입하거나 직접 조작해야 하는 부담을 없애기 위해, 경운과 방제, 수확 등 주요 농작업을 대신 수행하는 대행 서비스에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을 전격 도입한다. 이를 통해 정밀한 농작업이 가능한 대행 체계를 더욱 공고히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시연회에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을 비롯해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조향 화성시 농정해양국장, 신상철 농기계은행 선도농협협의회장, 그리고 박경식·윤여홍·박제봉 농협중앙회 이사 등 약 500여 명의 관계자가 참석해 기술력을 확인했다.

자율주행 트랙터부터 드론까지...스마트 농업의 실현

행사 현장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트랙터가 논을 가로지르며 경작을 수행하는 장면이 연출되었으며, 하늘에서는 무인멀티콥터(드론)와 붐스프레이어가 방제 작업을 진행했다. 강호동 회장과 송옥주 의원은 자율주행 콤바인에 직접 탑승하여 벼를 베는 시연을 선보였으며, 참석자들은 전시장 내 마련된 스마트 농기계와 비료, 농약, 시설자재 등을 면밀히 살펴보았다.

이날 행사에서는 농작업 대행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농협 스마트 농작업 대행 플랫폼’의 개발 현황도 공개되었다. 설치된 모니터 화면을 통해 트랙터의 실시간 주행 속도와 작업 진행률, 연료 잔량 등의 데이터가 시각적으로 구현되었다. 농협은 이러한 실시간 정보를 바탕으로 장비의 배차와 작업자 배정을 최적화할 계획이다. 또한 토양 상태와 작물의 생육 정보, 수확량 데이터를 연계하여 각 필지에 최적화된 정밀농업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이는 내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정부의 ‘국가 농업 AX(AI 전환) 플랫폼’과 발을 맞춰 추진된다.

전문농협 육성과 직영사업 확대로 영농 부담 완화

농협경제지주는 스마트 농작업 대행을 전문적으로 수행할 농협을 육성 중이다. 현재까지 경기 이천 율면농협과 충남 당진 대호지농협을 포함해 총 12곳이 전문농협으로 지정되었으며, 이들에게는 장비 수리와 점검, 시연회 운영 등을 지원하기 위한 무이자 자금이 공급된다. 아울러 지역농협이 자율주행 이앙기, 트랙터, 드론 등을 도입할 경우 구매 비용의 절반인 50%를 지원하고 있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지원된 스마트 농기계는 누적 123대에 달한다.

지역농협이 직접 인력을 채용해 운영하는 ‘농작업 대행 직영사업’의 규모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70곳의 참여농협이 총 62만 5000㏊의 면적에 대해 방제를 포함한 대행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는 2024년(222곳, 56만 5000㏊)과 비교했을 때 참여 농협 수는 22%, 대행 면적은 11% 증가한 수치다. 농협은 올해 참여 농협을 300곳까지 늘리고 대행 면적을 67만 ㏊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GPS와 자율주행 기술이 결합된 스마트 농기계는 작업의 정밀도와 효율성을 높여 농가의 경영비를 낮추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농작업 대행 직영사업에 참여하는 농협을 2030년까지 400곳으로 확대하여 농민들의 영농 부담을 실질적으로 경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