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기술보다 빠른 시장 진입이 성패 가른다

자율주행 기술이 다소 미흡하더라도 우선적으로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차두원 퓨처링크 대표는 지난 29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자율주행 자동차와 운송 서비스의 조속한 상용화를 강력히 촉구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빠른 추격 속에서 기술적 완벽주의를 고집하며 출시를 늦추는 방식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최근 저서 <2030 자율주행 이코노미>를 출간한 차 대표는 자율주행 산업의 경쟁 구도가 단순한 기술 개발 단계를 넘어 시장을 선점하고 창출하는 방향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에서 정책, 산업을 아우르는 자율주행 전문가

전자 부품 조립을 즐겼던 어린 시절의 경험은 차 대표의 기술적 토대가 되었다. 아주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대우통신에 입사했으나, 그는 기업 현장보다는 연구와 분석 업무에 더 큰 적성을 느꼈다. 1996년 대학원에 진학한 그는 인간공학을 바탕으로 운전자와 차량 간의 인터페이스(HMI) 연구에 매진했다. 2000년 일본 정부의 초청으로 일본자동차연구소에 머물 당시, 휴대폰 보급에 따른 운전 중 통화의 위험성을 규명하며 자율주행 분야로의 전문성을 확고히 했다.

자율주행 인간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차 대표는 현대모비스 연구소에서 국내 최초의 순정 내비게이션 탑재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도 했다. 이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과 국무총리실 신산업규제혁신위원장을 역임했으며, 현대차 계열인 포티투닷 상무와 소네트 대표직을 거치며 연구, 정책, 산업 전반을 경험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지난해 11월 코스닥 상장사인 포니링크에서 분사한 자율주행 전문 기업 퓨처링크를 이끌고 있다.

2030년 자율주행 산업의 중대한 분기점

차 대표는 2024년부터 중국 포니AI와 협력하여 국내 로보택시 도입을 준비 중이다. 2025년 1월부터 서울 강남 지역에서 실시한 자율주행 시범운행을 통해 9만㎞ 이상의 무사고 주행 기록을 달성했다. 그는 2028년 말까지 서울 도심과 전국 주요 대도시에서 총 200대의 로보택시를 운영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가지고 있다. 그는 당초 예상했던 무인 자율주행 시점을 2035~2040년으로 보았으나, 코로나19 이후 미국과 중국에서 실제 승객을 태우는 로보택시를 목격하며 2030년을 산업의 핵심 분기점으로 재설정했다.

비즈니스 플라이휠과 플랫폼-제조의 결합

차 대표가 강조하는 핵심 동력은 '비즈니스 플라이휠'이다. 이는 단순한 주행 데이터 축적과 기술 고도화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원가 절감과 양산, 운영 체계, 그리고 생태계 구축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야 함을 의미한다. 그는 시제품 개발에는 성공했으나 양산 노하우가 없어 사장된 세계적인 기술 사례들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향후 시장 주도권은 기술력과 플랫폼을 동시에 확보한 기업이 거머쥘 것이며, 이용자 데이터와 호출 노하우를 가진 우버 같은 플랫폼 기업의 역할도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완성차 업체와의 전략적 협업은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다. 포니AI가 광저우자동차, 베이징자동차, 도요타 등과 협력해 로보택시의 대량 생산과 품질·안전성을 확보한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는 한국이 보유한 강력한 제조 경쟁력이 자율주행 시장에서 발휘될 수 있는 지점이다. 차 대표는 사용자들이 직접 로보택시를 이용하며 쌓이는 경험과 데이터가 기술과 비용의 최적점을 찾는 열쇠가 될 것이라며, 진정한 기술의 완성은 실험실이 아닌 실제 시장에서 이루어진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