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출신 7인방의 결집과 거대 기업가치 전망

미국의 인공지능(AI) 선두 주자인 앤트로픽이 기업가치 2조 달러(약 2700조 원) 달성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했다. 이번 상장이 현실화될 경우,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7명의 공동창업자들은 각각 35조 원에서 38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개인 자산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앤트로픽은 대외적으로 아모데이 남매가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아모데이 남매와 오픈AI 출신 인력 5명이 함께 뜻을 모아 세운 기업이다. 통상적으로 미국 성공 기업의 공동창업자가 2~3명인 것과 비교하면 7명이라는 구성은 매우 이례적이다.

29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앤트로픽의 IPO 신고서(S-1)를 분석하면, 7명의 공동창업자는 각각 약 2억 3200만 주에서 2억 4400만 주 사이의 지분을 나누어 갖고 있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의 총합은 16억 9000만 주로, 전체 발행 주식의 약 10%를 차지한다. 지난 5월 투자 라운드에서 9650억 달러(약 1300조 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던 앤트로픽은, 다음 달 나스닥 상장 시 기업가치가 1조 5000억 달러에서 최대 2조 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정확한 공모가는 미정이나, 2조 달러 가치 기준 창업자 1인당 지분 가치는 약 270억~290억 달러로 추산된다.

지분 분배 현황과 핵심 인력의 역할

공동창업자 명단에는 아모데이 남매 외에도 톰 브라운 최고컴퓨팅책임자(CCO), 재러드 카플란 최고과학책임자(CSO), 샘 맥캔들리시 최고설계책임자(CA), 크리스 올라 해석가능성 연구 책임자, 잭 클라크 공익부문 책임자가 포함되었다. 이들은 모두 2021년 오픈AI를 떠나 앤트로픽을 세운 핵심 인력들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지분의 균등한 배분이다. 톰 브라운 CCO가 2억 4417만 주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지난 6월 최첨단 모델인 '미토스'의 수출 통제를 해제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공화당 지지 성향인 그는 이번 IPO를 위한 정·재계 네트워크 구축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운 CCO는 과거 오픈AI에서 GPT-3 개발을 이끌었으며, 아모데이 CEO와 함께 대화형 AI의 핵심인 '인간 피드백 기반 심층 강화학습(RLHF)' 기술을 공동 개발한 인물이다. 지분 보유 순위는 브라운 CCO에 이어 크리스 올라(2억 4288만 주), 재러드 카플란(2억 4240만 주), 잭 클라크(2억 4230만 주), 다니엘라 아모데이(2억 4140만 주), 다리오 아모데이(2억 4063만 주), 샘 맥캔들리시(2억 3180만 주)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보유 지분의 80%를 자선 목적으로 사용하기로 약속하며, 첨단 AI의 책임 있는 개발을 통해 인류의 이익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강력한 지배구조와 공익적 사명의 충돌

앤트로픽의 신고서는 이들의 독특한 지배구조도 함께 드러냈다. 상장 이후에도 공동창업자 7명은 '파운더 LLC'라는 별도 유한책임회사를 통해 전체 의결권의 50.1%를 장악할 계획이다. 이들은 'F형(클래스 F)' 특별주 1주를 발행함으로써, 실제 지분율과 무관하게 회사 일반 안건에 대한 과반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했다. 이는 창업자들이 주식을 매각하거나 기부하더라도 일정 요건 하에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만약 창업자 중 한 명이 사망하거나 역량 미달로 판단될 경우, 비공개된 후계자가 지분과 투표권을 승계하게 된다.

이러한 구조는 앤트로픽이 공익법인(PBC)으로서 추구하는 'AI 안전 및 책임 있는 개발'이라는 사명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 PBC는 영리 활동을 수행하면서도 법적으로 공익적 가치를 우선할 수 있어, 주주가치만을 강조하는 소송으로부터 이사회의 결정을 방어할 수 있다. 다만, 무소불위의 권력을 막기 위해 장기이익신탁(LTBT)이 이사회 과반을 선출·해임할 권한을 가진다. 현재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 등 외부 인사 5명으로 구성된 LTBT가 감독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일반 주주의 경영 참여를 제한하고, 주주의 재무적 이익과 상충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