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AI 반도체 판매와 클라우드 병행 전략

아마존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반도체인 '트레이니엄(Trainium)'을 외부 시장에 공급하는 동시에, 이를 자사 클라우드 인프라에 투입하는 이원화 전략을 채택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월 29일(현지시간) 진행된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7년 말부터 트레이니엄의 외부 판매를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공표했다. 재시 CEO는 외부 칩 판매가 독자적인 사업적 가치를 지니지만, 기존 클라우드 인프라 운영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성격의 비즈니스임을 명확히 했다.

이러한 이원화 전략의 핵심은 제한된 반도체 생산 능력을 어떻게 배분하느냐에 있다. 재시 CEO의 설명에 따르면, 칩을 외부에 판매할 경우 출고 시점에 즉각적인 매출을 인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해당 칩을 EC2나 베드록 같은 자사 서비스에 투입할 경우에는 약 5~6년 동안 지속적으로 활용하며 누적 매출과 잉여현금흐름을 극대화할 수 있다. 즉, 외부 판매 확대가 반드시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장기적 수익성 극대화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계산이다.

AWS 매출 1조 달러 목표와 베드록의 성장성

아마존은 향후 5년에서 10년 사이에 AWS의 연간 매출을 1조 달러(약 1340조 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 분기 매출을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1840억 달러(약 246조 원) 수준이다. 재시 CEO는 수백 메가와트(MW)에서 기가와트(GW)급에 이르는 대규모 전력 용량에 대해 2027년부터 2029년 사이의 수요 가시성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EC2와 베드록의 온디맨드 이용자들을 위한 가용 용량은 별도로 관리할 방침이다.

서비스 포트폴리오의 중심축은 '베드록(Bedrock)'이 될 전망이다. 재시 CEO는 향후 2~3년 내에 대다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6~8개의 핵심 모델이 등장할 것이며, 기업들은 단일 모델이 아닌 여러 모델을 한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혼용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따라서 고객에게는 모델의 선택권, 가성비, 보안 및 접근 통제, 그리고 모델 교체 용이성이 핵심 요구사항이 될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베드록이 EC2에 필적하는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아마존의 시각이다. 특정 모델의 승패보다는 다양한 모델을 기업 환경에 연결하는 운영 플랫폼으로서의 기회를 노리는 전략이다.

AI 투자 확대와 수익성 확보를 위한 과제

아마존은 AI 관련 지출이 핵심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 증가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AI가 실제 운영 환경에 도입됨에 따라 컴퓨팅 자원뿐 아니라 스토리지와 네트워킹에 대한 수요도 동반 상승한다는 분석이다. 이는 추론 매출뿐 아니라 데이터 처리와 애플리케이션 구동을 위한 기반 인프라 매출의 확대로 이어진다. 그러나 AI 사업의 매출 성장이 곧바로 높은 이익률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이 과제로 남았다. 경영진은 AI 사업의 마진이 기존 핵심 사업보다 낮아 AWS 전체 수익성에 압박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AWS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38.7%를 기록했으나, 향후 마진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던스는 공개되지 않았다.

재시 CEO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자체 반도체 활용과 데이터센터 운영 구조 최적화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베드록 서비스 대부분을 트레이니엄 기반으로 운영함으로써 고객에게는 낮은 가격을 제공하고 회사 측은 마진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AWS 용량의 상당 부분을 자체 소유하거나 장기 임대한 시설로 운영하여 비용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업들이 AI 도입 시 겪는 추론 비용 부담과 전문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트레이니엄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객이 더 넓은 범위의 업무에 AI를 적용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한편, 3분기 현금 기준 자본적 지출은 AWS와 AI 투자를 중심으로 759억 달러(약 101조 원)를 기록했다. 재시 CEO는 자산 활용 기간을 늘려 손익분기점 도달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고 설명했으나, 연도별 투자 규모나 구체적인 회수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