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불속행 기각 우려하는 노동계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부당해고 논란을 둘러싸고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이 대법원의 적극적인 심리를 요청하고 나섰다. 이들은 대법원이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려 2심의 판단을 그대로 확정해버리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리불속행 기각 제도는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에 근거해 대법원이 별도의 심리 없이 상고를 물리치는 방식이다. 판결 이유를 명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구체적인 법적 근거를 확인하지 못한 채 패소 사실만을 통보받을 위험이 있다.

금속노조 옵티칼하이테크지회를 포함해 민주노총 법률원 등 6개 단체는 지난 29일 서울 서초구 소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원심 판결에 오류가 있는 만큼 대법원이 사건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날 상고이유보충서를 함께 제출했다. 앞서 서울고법은 지난 7월 24일 공장 폐쇄를 근거로 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하며 1심의 결론을 유지했다. 이에 반발한 노동자들이 7월 30일 상고를 제기했고, 해당 기록은 8월 4일 대법원에 전달됐다. 심리불속행 여부를 가릴 수 있는 기한은 기록 접수 후 4개월인 올해 12월 4일까지다.

현대차 손배 사건과 닮은꼴 우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은 이번 사건이 지난해 현대자동차 손해배상 판결의 전철을 밟을 것을 우려했다. 당시 대법원은 2010년 비정규직지회 파업과 관련해 산별노조 활동가 등 연대자 4명에게 20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현대차 사건에 대해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리며 원심을 확정했다. 노동자들은 1심과 2심에서 다뤄져야 할 핵심적인 쟁점들이 누락된 상태라고 지적하며, 대법원이 시대적 변화를 반영해 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승계 여부가 가른 법적 판단

사건의 배경을 살펴보면,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2022년 10월 화재로 공장이 전소된 이후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후 퇴직에 응하지 않은 인원들에게 11월 4일 폐업을 이유로 해고를 통보했다. 이 과정에서 모회사인 니토덴코는 생산 물량을 자회사인 니토옵티칼로 넘기고 신규 채용을 진행했다. 노동자들은 두 회사가 니토덴코 산하의 단일 사업단위임을 근거로 니토옵티칼로의 고용승계를 요구했으나, 재판부는 두 법인 간에 유기적 관련성이나 동일 사업단위로 볼 만한 일체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이나 고용승계 의무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