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설계하는 기업용 온톨로지 초안

오라클이 AI를 활용해 기업의 업무 맥락을 학습시키는 온톨로지 구축 공정을 혁신한다. 스리칸트 고쿨나타(Srikant Gokulnatha) 오라클 AI 데이터 플랫폼(AI DP) 및 애널리틱스 부문 수석부사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컨벤션&엑스포 센터에서 개최된 '오라클 AI 월드 2026'(현지시간 10월 25일~28일) 인터뷰를 통해 자사의 AI 데이터플랫폼 전략을 발표했다. 고쿨나타 수석부사장은 온톨로지 생성 과정에서 AI가 가장 고된 작업인 초안 작성을 전담하고, 인간은 이를 관리하는 역할에 집중하는 것이 오라클만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온톨로지는 기업의 업무 구조를 AI가 인지할 수 있도록 체계화한 모델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업무 개체의 존재 방식과 상호 연결성, 적용되는 규칙 및 워크플로우가 포함된다. 고쿨나타 수석부사장은 업무 맥락이 결여된 채 원시 데이터만 처리하는 거대언어모델(LLM)을 '기억상실증에 걸려 전날의 학습 내용을 망각한 채 매일 아침 출근하는 똑똑한 인턴'에 비유하며 맥락 파악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하지만 온톨로지를 직접 구현하는 작업은 막대한 공수와 높은 난이도를 요구한다는 과제가 있었다.

산업별 지식과 데이터의 결합

오라클은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에이전트가 기업의 기존 업무 시스템과 데이터 소스, 시맨틱 모델을 직접 분석하도록 설계했다. 프로세스와 업무 개체가 포함된 업무 시스템은 물론, 회사 고유의 용어를 정리한 문서들을 재료로 활용해 AI가 온톨로지의 1차 버전을 생성한다. 이후에는 조직 내부 사정에 정통한 직원이 AI가 놓친 세부 사항을 수정하고 보완하며 관리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는 산업별 전문 지식도 투입된다. 오라클은 리테일, 헬스케어, 통신, 엔지니어링·건설 등 16~17개 산업 부문을 운영 중이며, 이들 중 상당수는 이미 고유의 온톨로지를 확보한 상태다.

특히 오라클은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는 기업의 업무 시스템 정보와 산업별 온톨로지를 결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유럽의 헬스케어 분야처럼 업계 표준 온톨로지가 존재하는 경우 이를 함께 읽어 들여 통합한다. 이렇게 완성된 온톨로지는 '시맨틱 추론 엔진'과 연동되어 답을 도출한다. LLM이 온톨로지와 데이터, 분석 도구를 유기적으로 오가며 작동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재고 부족 질문이 들어오면, 온톨로지에 저장된 재고와 수요·공급망·현금 흐름·주문 납기 간의 관계를 분석해 최적의 대응 계획을 제시할 수 있다.

에이전트 관리와 실질적 성과를 위한 서비스

이번 행사에서 오라클은 엔터프라이즈 온톨로지와 시맨틱 추론 엔진 외에도 새로운 솔루션들을 선보였다. 기업 내 급증하는 에이전트를 통합 관리하는 'AI 레지스트리'와 구축부터 운영까지 전담하는 'AI DP 이노베이션 서비스'가 그 주인공이다. AI 레지스트리는 수천 개의 에이전트를 운용하는 고객들을 위해 설계되었으며, 에이전트 수와 사용자별 접근 권한, 가드레일 준수 여부, 비용, 사용 모델 등을 파악한다. 또한 오라클의 퓨전 애플리케이션이나 데이터베이스에서 생성된 에이전트는 물론, 오픈AI의 코덱스나 클로드 코드로 제작된 외부 에이전트까지 모두 관리 범위에 포함된다.

한편, AI 도입이 실험 단계에 머무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노베이션 서비스'도 공개되었다. 고쿨나타 수석부사장은 경영진의 지원이나 절박한 해결 과제가 있는 기업은 성과를 내지만, 단순 실험에 그치는 곳은 지연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오라클은 고객이 직면한 실제 업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품과 전진 배치 엔지니어(FDE)를 동시에 투입한다. 이를 통해 과제 정의부터 구축, 배포, 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을 책임지며 단순한 기술 공급을 넘어선 실질적인 AI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