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불가능한 우주, 인간의 직관이 승패 가른다

인공지능(AI)이 정답을 내놓기 어려운 복잡한 난제를 해결하는 핵심 열쇠는 결국 인간의 창의성과 풍부한 경험에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2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제11회 서울미래컨퍼런스에 참석한 마이크 매시미노(64) 컬럼비아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는 ‘지구 밖에서 찾는 인류의 해답’이라는 주제의 특별대담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전직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인 그는 허블우주망원경을 수리하던 당시의 긴박했던 사례를 들어, AI 기술이 고도화된 시대에도 인간의 역할이 왜 필수적인지를 역설했다.

매시미노 교수는 2009년 허블우주망원경의 전원 공급 장치 교체 임무를 수행하던 중 마주했던 돌발 상황을 회상했다. 당시 장비를 고정하던 나사 머리 부분이 훼손되어 더 이상 풀 수 없는 위기에 직면했으나, 20년 경력의 베테랑 엔지니어가 지상관제센터에서 “힘으로 부품을 뜯어내라”는 파격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 매시미노 교수는 지상 전문가들과 안전성을 면밀히 검토한 뒤 해당 조언을 따라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는 이러한 해결책이 전문적 지식과 일상적 경험이 융합되어 탄생한 것이라며, AI가 이와 같은 직관적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인류 공동의 터전 지구와 국제적 협력의 가치

우주를 직접 경험하며 얻은 관점의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매시미노 교수는 우주에서 지구를 조망한 이후, 특정 국가의 시민이기 이전에 ‘지구라는 행성을 공유하는 인류’라는 인식이 깊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채경 한국천문연구원 행성탐사센터장과 진행한 대담에서는 로봇과 AI의 비중이 확대되더라도 인간의 존재는 대체될 수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소련의 무인 탐사선보다 닐 암스트롱의 달 착륙이 인류에게 더 깊은 울림을 주었던 이유를 언급하며, 변수가 상존하는 우주 환경에서는 인간의 즉흥적 판단과 창의적 대응이 결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이날 오후 진행된 ‘제2회 국가대표 우주·방산 전략대회’ 연설을 통해 국제 협력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예산 문제로 무산될 뻔했던 미 우주정거장 건설이 1990년대 초 미국과 러시아의 공조를 통해 실현되었던 사례를 예로 들며, 우주 탐사라는 공동의 목표가 협력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이 향후 국제 우주 협력 체계 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국가로 도약하기를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