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 기업에 나타난 북한 시찰단

지난 10월 16일, 중국 내 음성 인식 분야 1위 기업인 아이플라이텍 본사를 방문했을 당시 북한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시찰단이 우연히 목격되었다. 이들이 먼저 혁신관 시설을 관람하고 있었기에, 필자는 로비 근처에 마련된 제품 체험 구역에서 약 10분 동안 대기해야 했다. 이는 아이플라이텍 측이 남북한 방문객들이 서로 마주치지 않도록 사전에 조치한 결과였다.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는 과정이 매우 엄격하게 통제되어 방문객들의 정확한 신원을 파악하기는 어려웠으나, 회사 측으로부터 이들이 북한 관료들이라는 사실을 확인받을 수 있었다.

현장에서 목격된 시찰단은 검은색 정장 차림의 남성들과 통역사로 추정되는 여성 한 명을 포함해 총 10명 내외였다. 이들은 대체로 체격이 왜소하고 키가 작은 편이었으며, 북한 특유의 억양으로 다소 큰 목소리를 내며 대화했다. 특히 이들의 안색이 흙빛처럼 칙칙해 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북한의 AI 기술 도입 의지와 중국의 인프라

아이플라이텍 관계자는 현재 북한에 직접적인 기술 수출을 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북한 측의 중국 AI 기업 방문이 잇따르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이 중국의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NK뉴스 보도에 따르면, 북한 영화 대표단이 최근 중국 후난성의 '후난셰어테크놀리지'를 찾아 '풀스택 AI 콘텐츠 제작 시스템'을 점검했다. 이들은 AI를 활용한 영상 제작과 단편 드라마의 산업화 설비, 지능형 디지털 콘텐츠 생성 등 핵심적인 기술 성과를 직접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AI 기술력은 이미 일상 깊숙이 침투해 있다. 중국은 서부 지역의 서늘한 기후와 풍부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8개의 국가 데이터센터 허브를 구축하며 강력한 인프라를 갖췄다. 또한 루이싱커피처럼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기반으로 급성장한 사례처럼, 로봇 레스토랑이나 AI 협업 전시 등 첨단 기술이 생활 전반에 확산되어 있다.

전 세계로 몰려드는 중국 기술 견학 수요

중국 AI 기술을 보기 위한 발길은 북한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샤오미 전기차 공장 견학을 마친 직후, 대형 버스 3대가 도착하며 이탈리아 로마에서 온 단체 관광객들이 쏟아져 나왔다. 샤오미 공장은 일반 중국인들도 신청을 통해 추첨제로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2024년 견학 허용 이후 25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몰리며 수요가 폭증했고, 온라인상에서는 관람권이 약 2,000위안(한화 약 40만 원)에 거래되었다는 로이터의 보도도 있었다.

다만 보안에 대한 통제는 매우 엄격했다. 샤오미 공장 입장 시 카메라 렌즈에 스티커를 붙여 촬영을 제한하는가 하면, 바이트댄스 혁신관은 사진 촬영 자체를 금지하는 등 보안 관리에 극도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북한 식당의 차별적 운영 실태

한편, 숙소 인근에 위치한 '민들레'라는 이름의 북한 식당을 방문하려 했으나, 늦은 시간 영업 여부를 묻는 과정에서 한국인은 출입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들은 "남조선 사람들에게는 봉사하지 않는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해외에서 운영되는 이러한 북한 식당들은 주로 조선로동당 산하 기관들이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들은 평양냉면이나 옥류관 냉면 같은 북한 전통 음식을 주메뉴로 제공하며, 때때로 공연을 함께 진행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