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한 인프라로 시장 한계 돌파
오라클이 규모가 제한적인 소버린 인공지능(AI)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차별화된 인프라 구축 기술을 내세웠다. 랜드 월드런 오라클 소버린 리전 부문 수석 부사장은 2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에서 개최된 '오라클 월드 2026' 현장에서 한국 기자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주 작은 규모로 사업을 시작해 수요에 따라 수백 메가와트(MW)급까지 확장이 가능하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소버린 클라우드는 특정 국가나 지역의 법적 규제와 데이터 이동 제한을 준수하며 컴퓨팅 자원을 운영하는 환경을 의미한다. 일반적인 상업용 클라우드와 달리 구축 규모가 작고 운영상 기술적 제약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월드런 부사장은 오라클이 소규모 환경에서도 전체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막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해 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쟁사 대비 훨씬 작은 초기 인프라로도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을 핵심 경쟁력으로 꼽았다.
데이터 주권 중심의 고객 확보 전략
클레이 마고요크 오라클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에서 밝힌 바와 같이, 오라클은 단 3개의 서버 랙만으로도 모든 클라우드 기능을 배포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 이러한 접근법은 초기 구축 규모가 작은 소버린 시장에서도 상업용 고객과 동일한 수준의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시장 진입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증설하며 대응할 수 있는 구조다.
이러한 전략은 사업적 가치와도 직결된다. 정부 기관이나 금융권, 국가 핵심 산업 분야는 업무 특성상 데이터 주권 확보가 필수적인 고객군이다. 오라클은 창립 이래부터 이들 조직의 핵심 업무 시스템을 지원해 온 역사를 가지고 있어, 소버린 사업이 기존의 사업 방향과 일치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멀티클라우드와 개방성 동시 구현
오라클은 데이터 주권과 멀티클라우드 환경을 동시에 충족하기 위한 기술적 대안도 제시했다. 이날 오라클은 미국 정부와 공공 부문을 대상으로 아마존웹서비스(AWS), 애저, 구글 클라우드 환경에서 자사의 데이터베이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멀티클라우드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월드런 부사장은 미국 내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페드램프(FedRAMP) 인증을 보유하고 있듯이, 각국에서 동일한 수준의 주권 요건을 갖춘 사업자들이 존재한다면 데이터 주권과 개방성을 모두 실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확장을 위해 오픈AI와의 협력 등 기술적 연계도 추진 중이다. 제한된 인프라 내에서도 충분한 GPU(그래픽처리장치)를 확보하고 데이터 이동 제한 규정을 준수하며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 시장에 대해서는 현지 규제 당국 및 고객사와 협력해 각 국가의 요구에 부합하는 최적의 소버린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월드런 부사장은 오라클이 역사적으로 지원해 온 정부와 금융 등 전략적 고객들의 데이터 주권 요구를 최우선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