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완성하는 고차원 이미지 편집과 멀티태스킹
네덜란드의 거리 풍경 사진 속 행인과 전선을 순식간에 지워버리고, 그 빈자리를 주변 경관으로 자연스럽게 채워 넣는 작업이 가능해졌다. 냇가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를 더욱 선명하게 만들어달라는 간단한 요청에 인공지능(AI)은 피사체의 채도와 대비를 즉각 조절해 결과물을 내놓았다. 이 모든 과정은 삼성전자의 신형 태블릿 '갤럭시 탭 S12+'에 내장된 어도비 포토샵을 통해 구현됐다. 3분할 화면 구성과 삼성 덱스(DeX), 그리고 S펜을 결합하면 단순한 콘텐츠 감상을 넘어 전문적인 업무와 이미지 편집까지 폭넓게 수행할 수 있다.
이번 신제품에서 플러스 모델이 주목받는 이유는 특별하다. 지난해 출시된 S11 시리즈에서는 플러스 라인업이 제외되어 기본형과 울트라 모델만 존재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갤럭시 탭 S12+는 2024년 S10+ 이후 2년 만에 다시 등장한 플러스 모델이라는 점에서 사용자들의 기대가 크다.
12.6형 대화면과 555g의 가벼운 무게
갤럭시 탭 S12+를 직접 확인해보면 플러스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울트라 시리즈가 연상될 만큼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디스플레이는 12.6형으로, 베젤을 얇게 설계해 전작인 S10+(12.4형)보다 0.2형 커졌음에도 화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훨씬 높아졌다. 14.6형의 울트라 모델과 비교해도 일상적인 용도로는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 수준이다.
무게와 두께 측면에서도 상당한 진보를 이뤄냈다. 5G 모델의 경우 555g으로, 전작 S10+ 5G 모델(576g)보다 21g 가벼워졌으며, 와이파이 모델 역시 571g에서 553g으로 18g 감소했다. 두께 또한 5.3mm로 얇아져 5.6mm였던 이전 모델보다 슬림해졌다. 비록 갤럭시 S24 울트라(232g)보다는 약 2.4배 무겁지만, 12.6형의 대화면과 얇은 두께 덕분에 실제 체감 무게는 상당히 경쾌하다. 또한 최대 3개의 앱을 동시에 구동하는 '멀티 윈도우' 기능과 데스크톱 환경을 재현하는 삼성 덱스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밝아진 디스플레이와 아쉬운 반사 방지 코팅
디스플레이는 다이나믹 아몰레드 2X를 채택했으며, 최대 밝기는 1600니트, 고휘도 모드에서는 1000니트를 지원한다. 이는 650니트였던 S10+와 비교해 눈에 띄는 수치다. 실제 야외에서도 '비전 부스터' 기능이 주변 조도에 맞춰 빠르게 반응하며 글자와 이미지를 선명하게 보여주었다. 하지만 전작 S10+에 포함되었던 반사 방지 코팅이 이번 S12+에서는 제외되었다는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주변 조명이나 사물이 화면에 비치는 현상이 관찰되어, 밝기는 개선되었으나 반사 억제력은 오히려 퇴보했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변화된 S펜의 편의성과 성능 안정성
S펜의 설계 방식도 달라졌다. 기존의 뒷면 충전 방식 대신, 작년 S11 시리즈부터 적용된 측면 자석 부착 방식을 따른다. 펜의 형태 역시 둥근 모양에서 연필 스타일의 육각형으로 변경되어 책상 위에서 굴러가지 않고 안정적인 필기감을 제공한다. 다만 블루투스 기능이 빠지면서 원격 제어 기능인 '에어 액션'은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배터리 충전의 번거로움이 사라진 점은 오히려 메모나 편집 위주의 사용자에게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성능 면에서는 미디어텍 디멘시티 9500 칩셋과 12GB 메모리를 탑재했다. 긱벤치 7.1 측정 시 멀티코어 9340점, 싱글코어 2745점을 기록하며 전작 S11 울트라보다 높은 점수를 보였다. 다만 20분간 지속되는 그래픽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는 점수가 7374점에서 4660점으로 하락하며 63.2%의 성능 안정성을 기록했다. 이는 고사양 게임 구동 시 성능 변동이 생길 수 있음을 시사한다.
포토샵 AI의 강력함과 높아진 진입 장벽
안드로이드 태블릿 최초로 기본 탑재된 어도비 포토샵은 강력한 AI 기능을 선보인다. 과거 수동으로 수행하던 '누끼 따기' 작업을 AI 어시스턴트가 자동화하며, 사용자의 문장 명령에 따라 배경 생성 및 피사체 강조를 수행한다. 삼성전자의 이전 생성형 AI 경험보다 완성도가 높았으나, 카카오 계정 로그인 시 간혹 오류가 발생하는 등 일부 불안정함은 있었다. 현재 AI 어시스턴트는 베타 서비스 단계이며, 구매자에게는 4개월간의 프리미엄 무료 이용권이 제공된다.
결론적으로 갤럭시 탭 S12+는 넓은 화면과 강력한 멀티태스킹, 향상된 편집 기능을 갖춘 다재다능한 기기다. 그러나 반사 방지 코팅의 부재와 S펜 기능 축소, 그리고 무엇보다 가격 상승이 큰 부담이다. 와이파이 256GB 모델 기준 시작가가 154만 9900원으로, 2년 전 S10+ 대비 약 24%(30만 1400원) 인상되었기 때문이다. 최고 사양 모델은 200만 원을 상회하여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에 높은 문턱이 될 것으로 보인다.